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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공약, 누가 잘 내걸었을까?

한국매니페스토충남본부 천안 갑·을·병 분석/ 갑을병 11명중 미체출 5명, 후보들 엇비슷한 가운데 박완주(을) 공약심도 우수

등록일 2016년04월09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한국매니페스토 충남본부(본부장 윤권종)는 후보자들의 공약을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외부 전문가, 시민사회 평가위원 및 각 정당에서 추천한 평가위원, 그리고 대학생 평가위원 등 48명이 참여한 매니페스토 정책평가단을 구성, 지역국회의원 후보자의 우선순위 핵심공약, 각 분야별 공약분포, 공약지평과 공약심도 평가를 통한 공약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발표했다. 

천안갑박찬우·한태선 비슷한 보통

표는 모두 0~1 척도로 나타낸 것이다. 공약지평은 0에 가까울수록 좁고, 1에 가까울수록 넓어 보다 많은 다양한 영역의 공약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며, 공약심도는 0에 가까울수록 얇고 1에 가까울수록 깊어 완결성이 높은 좋은 공약을 의미한다. 천안갑선거구는 박찬우(새누리당), 한태선(더민주당), 이종설(국민의당), 이명성(무소속) 후보가 뛰고 있다. 이번 정책평가자료는 이종설, 이명성 후보가 제출하지 않아 박찬우와 한태선 후보의 공약자료만 분석할 수 있었다.

두 후보의 공통적인 특성은 공약비중이 경제분야로 쏠려있다는 점이다.

후보자별 국정공약과 지역공약으로 나눠 우선순위 3가지로 살펴봤다.

우선 국정공약과 관련해서는 박찬우 후보가 국회선진화법 개정, 도시균형발전특별법 입법추진, 아동성범죄·아동학대근절대책 추진을 꺼내들었다. 반면 한태선 후보는 재정개혁과 세제개혁으로 보편적 복지실현토대 마련, 법정최고이자율 10%제한,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과제강화로 중소기업경쟁기회 확대를 들었다.

지역공약으로는 박찬우 후보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사업 활성화, 천안역세권 사업, 동부권 문화격차 해소를 내놨으며, 한태선 후보는 수도권규제완화 저지, 천안역사 신축, 중규모댐 건설을 중요공약으로 발표했다.

이들 총공약수는 박찬우가 30, 한태선이 29개로 비슷하다. 박찬우 후보는 경제와 복지분야 공약이 가장 많은 비중(20%)을 차지했고, 한태선 후보는 경제와 도시계획·개발분야 공약에 대한 비중(31%)이 가장 높았다. 박찬우 후보가 분야별 고른 비중을 둔 데 반해 한태선 후보는 분야별 높고 낮음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낮은 관심은 교육(3%)이었다.

공약심도와 공약지평을 나타낸 자료를 보면 박찬우 후보는 지평에서 0.40, 심도에서 0.55, 한태선 후보는 지평에서 0.33, 심도에서 0.54를 받았다. 이 숫자는 1로 갈수록 더 체계적이고 완결적인 것을 고려하면 박찬우 후보가 한태선 후보보다 약간 앞서있음을 알 수 있다 

천안을박완주 공약심도 최고

천안을선거구는 최민기(새누리당), 박완주(더민주당), 정재택(국민의당), 박성필(정의당)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정책자료는 정재택 후보가 제출하지 못했다.

이들의 국정공약 우선순위를 보면, 최민기 후보가 국민행복청 신설, 교육인프라구축사업 매년 정부예산의 10%이상 투자여건 조성, 주부행복수당 신설을, 박완주 후보가 청년일자리 70만개 마련,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부품산업 육성을 내놨다. 또한 박성필 후보는 건강보험 하나로, 최저임금 1만원, 휴대폰기본요금 폐지를 꺼냈다.

지역공약에서는 최민기 후보가 대기업 및 유망업종 신규투자, 북부IC 중심의 경제성장클러스터 조성, 국민행복청 천안유치를 공약했다. 박완주 후보는 성환BIT산업단지 조성, 업성저수지 수변공원조성, 천안어린이회관 건립을, 박성필 후보는 천안시내버스 공영제, 북부4개지역 등 자전거길 조성, ·포도나무 올레길 마련을 약속했다.

전체공약수는 최민기 후보가 76, 박완주 70, 박성필 57개로 나타났다. 최민기 후보는 경제(29%)와 복지(17%)비중이 높았고, 박완주 후보는 경제(24%)와 도시계획·개발(20%)이 많았다. 박성필 후보는 교육(30%)와 복지(28%)에 관심을 뒀다.

공약지평과 공약심도는 대체로 갑선거구와 병선거구 후보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최민기 후보는 지평 0.56, 심도 0.60, 박완주 후보는 지평 0.53, 심도 0.82를 보였다. 박성필 후보는 지평 0.42, 심도 0.74를 얻었다. 박완주 후보의 공약심도는 경쟁상대인 최민기·박성필 후보는 물론 천안갑과 천안병 후보들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았다.

천안병양승조 후보만 평가

천안병선거구에서는 이창수(새누리당), 양승조(더민주당), 정순평(국민의당) 후보중 오로지 양승조 후보만 매니페스토 정책평가 자료를 제출했다. 이에따라 후보간 비교검증이 어렵고, 이창수·정순평 후보의 공약이 잘 준비돼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양승조 후보의 우선순위공약은 수도권규제 강화, 고등학교 무상교육, 자영업자 카드수수료 인하, 공평과세 실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천안역사확장 신축, 천안남부지역에 종합스포츠센터 및 종합복지관 신축, 수도권 전철연장, 천안남부지역에 고등학교 신설 순이다. 양 후보의 전체공약수는 38개로 나타났다. 이중 경제분야 비중(39%)이 높고 다음으로 정치·행정분야(16%), 도시계획·개발분야(13%)로 분석됐다.

양승조 후보는 심도에서 0.69, 지평에서 0.44를 받았다.

<김학수 기자>

 

 매니페스토의 한계점 노출

몇 년 전부터 매니페스토는 선거문화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후보자들의 장밋빛 공약, 또한 헛된 공약의 남발을 막기 위해 마련한 장치였고, 이같은 매니페스토 때문에 후보자들은 좀 더 신중하게 공약을 내걸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매니페스토는 그 취지가 한계를 보이며 쳇바퀴도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선거에도 천안은 후보자의 절반이 매니페스토에 불참했다. 정책선거를 외치는 국민의당은 3명 후보 모두가 외면했으며, 여당후보마저 불참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매니페스토가 정말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긴 하는 걸까.

참여한 후보들의 정책공약을 분석해보면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짧은 시간 준비한 공약이란 게 부실할 수밖에 없고, 게다가 유권자표를 의식한 공약들도 그같은 부실함을 키운다. 그러다 보니 기껏 50점대 점수로 자랑하기가 어렵다. ‘그만그만한공약으로는 타 후보와의 변별력을 논하기도 어렵다. 결과가 그러니 불참한 후보보다 더많은 인센티브를 얻었다고 보기가 힘들며, 자연히 매니페스토의 영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공약을 평가분석한다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예로 들어 수도권 규제강화가 그렇고, 동서내륙철도 건설이나 원도심활성화, 수도권 전철연장, 대기업 신규투자유치 등이 그렇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천안시가 앞장서서 노력해오고 있는 것들이며, 지역에 도움되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점수를 얻는다. 후보 단독 성과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며,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도 나타나 있지 않다.

이를 어떤 식으로 평가한단 말인가. 그간 행해왔던 매니페스토가 당선된 후 지속적인 검증단계를 거쳐 차기선거에 영향력을 행세해온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좋은 장점을 가졌음에도 현실은 매니페스토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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