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충남도가 가뭄 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물 활용 방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와 충남도는 보령시와 서산시, 홍성군 등 8개 시·군에 식수를 공급하는 보령댐 수위가 낮아지자 인근 부여 백제보 물을 하루 11만5천 톤씩 보령댐 상류로 끌어들이겠다고 밝혔다. 보령댐으로 물을 공급하겠다는 곳은 백제보 하류 6.6km 지점이다. 정부는 625억 원을 투입해 내년 2월 말까지 관로 매설 공사(총 길이는 21㎞)를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도수로 공사는 지난 29일 시작됐다.
하지만 금강 물은 수질이 좋지 않아 식수로 활용하기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013년 수자원공사와 충남연구원은 백제보 물을 충남 서부로 공급하는 계획에 대한 용역 보고서에서 '질산성 질소와 암모니아가 기준치 이상으로 높아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는 밝히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백제보, 공주보, 세종보 등 전 구간에서 4급수에서 사는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확인됐다. 금강유역환경청이 측정한 금강 부여 1지점(규암면 외리)의 지난해 2월 수질은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3.0PPM이고,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기준으로는 6.9PPM이다. BOD 기준으로는 2급수, COD 기준 4급수다.
그런데도 충남도와 수자원공사는 당시 보고서에 대한 해명 없이 '금강-보령댐 도수관로'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이 사업은 수자원공사가 주도하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도 면제됐다. 특히 환경 영향평가와 재해영향평가, 문화재 지표조사, 도로 굴착허가, 하천사용허가 등 17가지 행정 절차도 간소화 됐다.
충남도 관계자는 "고도의 정수처리 과정을 거쳐 공급할 예정으로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21일 예당저수지를 방문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에게 "금강 공주보와 예당저수지 간 용수 공급관로 30㎞가 빨리 설치되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한 연구용역 중이다. '금강-보령댐 도수관로' 논란 와중에 '금강-예당저수지 도수관로(31km)'까지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