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업체가 직원을 뽑는다고 들어갔는데 용역회사 직원으로 돼 있었다” 득산농공단지 내의 K업체에 들어간 김모씨(여)는 들어갈 때부터 석연치 않은 노무체계 때문에 많은 아픔을 겪었다. K업체의 공고를 보고 면접을 봤다. 그러나 서류는 한 용역회사로 넘겨졌고 인력 관리는 K업체가 아닌 O용역에서 관리했다. 그러나 O용역은 근로계약서도 체결하지 않았고 수습기간인데 계약서는 필요 없다며 월차와 생리수당도 받지 못했다. 이후 8월이 되자, 여름휴가를 받으러 갔지만 일이 많으니 참아달라고 해 일주일 후에 갔지만 수습기간인 사람들이 무슨 휴가냐며 무시했다. 이후 여러 번의 항의 끝에 K업체는 이들 근로자들을 O용역이 아닌 K업체로 소속을 시켜줬다. 일은 거기에만 그치지 않았다. 어디 소속인지도 모를 고용불안감과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급여는 근로자들의 목을 죄어 왔다. 김씨 외 8명의 근로자들은 임금인상과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 줄 것을 요구하며 협상을 벌였다. K업체는 한 사람씩 불러 면담하기 시작했고 이중 자신의 권리를 찾겠다고 말한 사람만 정리해고 시켰다. “하루 품팔아 벌어먹는 사람들이라고 무시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이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정리해고를 하느냐”며 김씨는 분개했다. 그러나 이같은 일은 김씨뿐만이 아니라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겪는 문제다. 노조가 없는 경우, 일용직인 경우는 이보다 더 심한 형편이다. 특히 생산직은 상용직이라서 업체의 용역이나 파견근무를 할 수 없다고 파견법에 명시돼 있으나 사업장에서는 무시되기 마련이다. B업체도 50명 규모의 영세사업장으로 용역회사에서 사람을 불러 생산라인에 투입하고 있으나 불법이다. 노동부는 파견이 불요불급할 경우에만 불러 올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감시하는 사람이 없어 악용되고 있다. 이같은 노동자들은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뿐더러 법 제도권밖에 서야 하는 입장이다. K업체 김모씨는 최근 불법 정리 해고한 것에 대해 같은 입장을 가진 8명과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김씨는 “분명한 이유도 없이 해고하고 근로자를 이리저리 마구 굴리는 업체에 철퇴를 내려야 된다”며 “현재까지 관성화 돼있는 파견법도 철폐되어 고용안정이 돼야 할 것”이라며 법에 호소키로 했다. 이원복 일반노조 충남부위원장은 “이같은 불법적인 사업장이 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감시가 부족하고 근로자도 법에 대해 잘 몰라 구제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산시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더 이상 업체에 시달리지 않도록 모든 기관과 단체가 힘을 모을때”라고 말했다.

주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