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정 아산시민연대 대표
지난 7월21일 시행된 아산시 정기인사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압권은 명예퇴직하는 국장급 공무원이 갈 데가 막혔다는 얘기이다. 어느 직장이나 퇴직하면 그만이지만 아산시는 퇴직하는 공무원까지 챙겨주는 문화이다 보니 엇박자가 난 모양이다.
보도에 의하면, 아산시는 그동안 인주 일반 산업단지를 비롯하여 둔포 테크노밸리 관리사무소, 아산 디스플레이시티 관리사무소, 배미동 물 환경센터에 대해 국장급 명퇴와 함께 2년 임기의 관리 소장 등으로 근무하도록 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테크노밸리 관리사무소장이 그만두지 않아서 명퇴하는 국장급 인사가 갈 곳이 마땅찮아 인사가 꼬였다는 것이다. 그 자리는 월급과 업무추진비가 연 7천여만 원이라고 한다. 대다수 일반 시민들은 일년에 2~3천만 원 벌기도 어려운 시대상황에서, 공무원출신으로 자리를 유지하려는 사람이나, 명예퇴직하고 바로 관련기관으로 부임하려고 하는 사람이나, 이에 대해 고민하는 인사권자나 참으로 낯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산시민연대(대표 최만정)는 지난 3월 6일, 아산시의 ‘서로 밥그릇 챙겨주기’ 문화 때문에 공무원비리를 근절시키지 못한다고 논평한 바 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 정년퇴직 전의 공무원이 개방형 직위로 재선발되는 문제와 아산시 산하 또는 관리 기관의 장으로 퇴직공무원이 선임되는 관행을 지적하였다. 위 네 개 기관 외에 아산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본부장까지 포함하여 문제를 제기하였다.
이번 인사의 잡음은, 한마디로 관피아들의 내부 다툼이 외부로 새어나온 꼴이다. 아산시민연대는 퇴직공무원들이 시 투자기관이나 산하기관, 관리기관에 재취업하는 관피아 관행을 척결하라고 주장해왔다. 이번 기회를 고위 관료로 영화를 누리고도 그 입지를 바탕으로 퇴직 후에 재취업하는 관피아 관행, 명예퇴직을 빌미로 이를 방관하는 아산시의 잘못된 관행을 마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공직자윤리법에 위반되지 않고, 해당 입주기업협의회에서 이사회를 거쳐 채용한다는 등의 면피성 논리를 내세우지 말고 아산시의 예산이 투여되는 만큼,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
아산시민연대는 관행이란 이름으로 관피아를 방관해온 아산시, 이에 대한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아산시의회에 대하여 아산시 투자, 산하기관 또는 관리 기관의 장이 전원 퇴직 공무원들로만 채워지는 관행을 타파하고 투명하게 선임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거나, 행정 지도할 대책 수립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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