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의 의무급식 중단에 대한 충남교육청의 입장
우리는 경상남도의 초·중학교 의무급식 중단조처를 재고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경남보다 재정 상태가 더 열악한 처지에 있는 자치단체도 모두 급식비를 지원하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 악화를 구실로 삼는 것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지난 8년 동안 교육청과 지자체의 합의에 의해 잘 진행되던 급식비 지원이 경상남도의 일방적인 선언으로 중단되었습니다. 이제 6만여 명의 학생들이 선별급식을 받게 됩니다.
선별급식을 받게 될 학생들은 ‘얻어먹는 존재’로 각인될까 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낙인효과로 인한 열등감 때문에 학교생활은 언제나 주눅이 들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저녁을 굶을 테니까 대신 급식비를 내달라’는 어느 초등학생의 눈물어린 호소에 응답해야 합니다. 가난을 증명해야 급식을 받을 수 있는 그 학생들에게 교육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뜨거운 밥 한 그릇은 우주의 중심’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을 가슴으로 새겨야 합니다.
헌법에 모든 국민은 평등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교육을 시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의무교육으로 하고, 그 비용은 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무급식은 학교교육의 한 부분이며 급식비 지원은 국가에서 반드시 책임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경남의 급식비 중단 사태를 야기한 근본 원인은 국가가 의무교육에 대한 책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와 정치권은 즉각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국회에서도 의무 교육의 일환인 의무급식을 위해 국가에서 급식비를 부담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학교급식법 개정이 당장 필요한 이유입니다.
2015. 4. 10.
충청남도교육감 김지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