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이익을 주지 못하는 시금고는 옮겨져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현재 아산시는 각종 세입금의 수납 및 송금, 예산 보관, 유가증권의 보관 등을 하는 금고를 농협과 계약을 통해 맺고 있다. 계속적인 수의계약을 통해 2004년 12월31일까지 연장계약을 한 상태. 현재 아산시는 26개 구좌에 1천78억원을 예치하고 있으며 최저 3.8%에서 최고 4.4%에 이르는 이율로 계약하고 있다. 단순하게 돈을 맡기거나 찾는 기능 외에는 기능을 못하고 있는 실정. 최근 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같은 점이 금고 기능을 제대로 못한다고 판단해 시금고, 도금고를 수의계약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계약 맺고 있다. 단순히 돈을 맡기고 찾는 기능에서 벗어나 기금운용이나 지역환원같은 조건부 계약을 맺어 탄력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또 수의계약으로 생길 수 있는 비리나 횡령 등을 감찰할 수 있는 기구까지 설치해 시금고가 건전재정과 시 수익의 확대, 시민기금으로 쓰이고 있다. 이에 반해 아산시의 경우는 조건부 승인 없이 한 금고만을 이용해 오고 있다. 이같은 점은 지난 행정사무감사때 김광만 의원(인주면)도 지적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타 금융기관과 차이도 비교하지 않은 채 한 금고에만 이익을 주고 있어 이같은 점은 시정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한 시금고에 돈을 맡길 경우 보통 15억원에서 20억원 정도의 은행수익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같은 수익이 전혀 아산시를 위해 쓰이지 못하고 있다”며 “이 정도 이익이면 한 사업을 해도 되는데 고스란히 금고 이익으로만 돌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천시와 대전시는 시금고를 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았음에도 금고를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전광역시의 경우 시금고를 예치하면서 생기는 수익을 시민 이익으로 돌릴 수 있는 기구설치와 시금고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변경을 한다는 것. 부산광역시도 지난 2001년 수의계약이 아닌 제한경쟁으로 전환해 60년간 금고를 맡았던 한빛은행보다 1백억원의 출연금을 더 내기로 한 부산은행을 주금고로 선정한 바 있다. 또한 인천의 경우도 시금고를 안전성과 기금운영이 투명한 기관에 맡겨 지난 2000년부터는 공개입찰을 통해 엄정한 심사를 통해 실시하고 있다. 아산시 관계자는 “지방자치의 금고제도는 단순히 여?수신을 하는 것 외에 시의 재정파탄을 막고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재정이 돼야 하기 때문에 이자율보다는 안정성을 최우선하고 있다”며 “시민들 의견이 더 도출될 경우 시장의 권고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다”며 시금고 변경 가능성도 예견했다. ■시금고를 여러곳에 두는 일본 아산시는 금융기관을 수의계약으로 지정해 자금관리 및 자금 출납을 위탁하는 금고제도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의 금고제도에서 예금제도로 개정해 지정금융기관이 경쟁입찰에 의해 선정되고 일반고객과 동등한 입장에서 은행과 거래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단, 사전에 지정금융기관의 자격 및 업무에 대한 제약을 둠으로써 자치단체 자금의 공공성 및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아산시는 금고 수가 법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고 행정자치부의 지침으로 단일금고 원칙을 취하는 등 유형도 단순하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지정금융기관은 단일금고제로 제도화돼 있으나 복수의 은행을 순번제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일반회계와 여유자금을 관리하는 은행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등 다양한 형태의 금고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금고 선정 방법은 아산시는 자치단체장이 금고를 지정하는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경쟁입찰로 선정, 금고선정에 한결 투명성이 확보돼 있다. 또한 금고선정에서 아산시는 자치단체장이 지정해 도지사, 행정자치부장관의 승인을 받는데 반해 일본은 자치단체가 의회 승인을 얻도록 하고 있다. 의회가 자치단체장의 금고선정 과정에서 견제기능을 하고 동시에 자치단체의 금고선정 자율성이 전적으로 보장돼 있는 것. ■시금고 누가 맡아야 하나 현재 아산시의 자금관리 및 금고관리는 그 직책을 맡은 회계공무원이 맡고 있다. 회계공무원의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몇 명이 금고를 관리하고 있는 형편인 셈이다. 금고관리는 출납기관인 출납장 혹은 수입역이 담당하고 있어 보다 전문성이 확보돼 있고 자치단체장의 공금지출에 대한 견제기능이 제도화돼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부산이나 인천 등도 실행하고 있는 것이지만 지정금융기관이 담보를 제공하고 있고, 또한 계약내용이 실제 금고업무 수행시 필요한 구체적인 내용으로 명문화돼 있어 금고업무에 대한 책임성이 보다 확보되고 있다. 아산시도 이같은 내용을 수렴해 적극적인 반영이 요구되고 있다.

주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