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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 교육감, “천안고교평준화, 다시 추진하겠다”

“안타깝고 송구” 심경 밝혀, 11월 정례회 재상정 여부 주목

등록일 2014년10월21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지난 14일(화), 천안 고교평준화 조례 개정안 부결과 관련해 기자브리핑을 갖고 안타까운 심경과 향후 추진계획을 밝혔다.

“도민께 죄송하고 대단히 안타깝다. 더 준비하고 충분히 공유해 다시 상정하겠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지난 14일(화), 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천안 고교평준화 조례 개정안이 13일 충남도의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 끝에 부결된 것과 관련해 기자브리핑을 갖고 안타까운 심경과 향후 추진계획을 밝혔다.
김 교육감은 우선 천안지역 학생과 학부모, 도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또, 상임위원회에서 통과한 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사례가 거의 없었기에 본회의 통과를 낙관했다면서 이번 결정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참고로 최근 상임위에서 올라온 안건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경우는 4년 전인 지난 2010년 충남도에서 상정한 ‘참여소통위원회조례안’이다.
김 교육감은 그동안의 추진과정을 설명하면서 “천안 고교평준화는 지역 균형발전과 천안 전체 학교의 학력 향상을 위한 유일한 해결책이며, 전임 교육감 시절부터 천안시민들에게 약속하고 천안시민의 73.8%가 찬성하는 사업으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남교육청은 2013년 12월, 충남교육청이 학생·학부모·교직원·고교동문회 등 3만여 명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응답자 2만6000여 명 중 73.8%가 찬성했다.
이후 충남교육청은 2014년 3월 교육정책국장을 단장으로 ‘천안고입제도변경추진단’을 발족해 운영했다. 추진단 산하에는 4개 팀을 구성하고 학교 배정 방법 연구, 비선호 학교 교육여건 개선, 학교 배정 프로그램 개발 및 고입포털 구축, 교육환경 개선 등의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부결’이라는 결과 앞에, 도의원들에게 충분한 이해와 설득을 구하지 못했다는 책임에서 충남교육청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지철 교육감은 “충남교육청의 준비상황이 도의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모두 교육청의 불찰”이라면서 “이후 시간을 갖고 더 준비해 도의원들과 충분히 공유한 다음, 조례 개정안을 다시 도의회에 상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천안고교평준화 개정조례안은 일정 부분을 수정하면 11월 정례회에도 재상정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천안고교평준화의 최종행보에 천안시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천안고교평준화 좌초 후폭풍 어디까지?
시민단체, ‘11월 정례회 재상정 활동, 반대 도의원 주민소환 할 것’

지난 13일 충남도의회가 찬성14, 반대19, 기권5명으로 천안고교평준화 조례개정안을 부결시킨 이후 지역에는 거센 역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의회 표결 직전, 공개적으로 반대토론에 나섰던 김동욱(새누리당·천안2선거구, 중앙·문성·봉명·일봉·신안동) 도의원의 지역구에는 ‘시민 앞에 해명하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여론조사 73.8% 찬성 결정을 뒤엎은 도의회의 이번 결정에 그동안 고교평준화 도입에 앞장서 왔던 교육·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의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는 것이다.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천안고평연대)’와 ‘천안고교평준화학부모모임’은 지난 14일(화)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 유린, 충남도의회 각성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여기서 11월10일부터 시작될 275회 정례회에 천안고교평준화 조례개정안 재상정 활동을 벌이는 한편, 이에 반대하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의정감시를 넘어 주민소환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공언했다.

천안고평연대는 “앞서 10월6일 교육위원회에서 5시간이 넘는 토론 끝에 조례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충남교육청이 발표한 2016년부터 평준화가 실시될 것으로 기대했던 천안 학부모들은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고교평준화는 전국 31개 시, 전국 일반계고교 학생 80%에게 실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기 광명, 안산, 의정부, 용인, 강원 춘천, 강릉, 원주로 확대됐다. 이웃 세종시도 2017년부터 고교평준화 실시를 발표했다.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유일하게 충남(천안)만 고교평준화를 실시할 수 없다는 도의회의 황당한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안고평연대 오은숙 공동대표는 “본회의에서 평준화정책을 반대 토론했던 의원들에게 천안 학부모들과 공개 토론회를 요구한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정책토론회, 의정토론회를 열거나 방송매체를 통해 평준화 정책의 효과를 토론하지 않은 의원들이 이번 274회 정례회에서 보여준 확신에 찬 반대의 소신을 의회에 숨어 ‘횡설수설’하지 말고  민주적 절차에 충실하게 공개된 토론 자리에서 충남도민들 앞에서 밝혀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고평연대, “2016 평준화 끝나지 않았다”

의회 표결 직전, 공개적으로 반대토론에 나섰던 김동욱(천안12) 도의원의 지역구에는 ‘시민 앞에 해명하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천안고평연대가 특히 분노하는 것은 본회의 부결을 주도한 의원들의 주장이 근거와 논리가 없는 억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천안 김동욱 의원은 반대토론에서 “예전에 평준화를 10여 년 하면서 천안인재가 유출되고 지역경제도 어려워졌다. 충남교육이 신뢰를 얻고 모두가 잘 될 때 평준화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인프라를 강조하면서 “세종시 공무원들이 대전에서 출퇴근 하는 이유는 대전에 교육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시민단체는 “고교평준화가 지역경제발전을 저해한다는 새로운 경제학 이론”이라는 냉랭한 평가와 함께 “대전은 이미 평준화 지역이다. 이미 대다수 대도시는 고교평준화 실시지역인데 서울특별시와 50만이사 30개 시의 경제가 침체됐는지 여부와 그 이유가 고교평준화 때문인지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장기승 의원(아산)의 반대 토론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주장을 내놨다.
장기승 의원 역시 도의회 표결직전 반대토론에서 “천안에 고교평준화가 도입되면 예년보다 아산으로 밀려오는 학생이 더 늘어나고 결국 아산학생 200여 명은 내 집 앞의 학교를 못가고 예산, 당진, 서산으로 진학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하지만 충남교육청은 이미 ▷아산학생들이 타 지역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학생수를 늘리거나 학급 증설 ▷아산지역 고등학교가 중학교 졸업생을 수용할 수 없다면 장기적으로 고교신설 고려 ▷천안학생들의 아산지역 고교 진학을 제한하는 제도(지역학생 우선선발) 등의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천안고평연대는 “더 좋은 합리적인 대안이 있다면 충남교육청에 요구하고 합의하며 보완해 나가면 된다. 아산지역 장기승 의원이 천안고교평준화의 발목을 잡는 것은 고교평준화를 반대하기 위해 아산학생들을 이용하는 것 밖에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산시민단체 ‘아산을 빌미로 천안을 막지마라’

평등교육실현아산학부모회 등 아산지역 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4학년도 고입실패 대안마련을 위한 아산대책위원회(아산대책위)’도 지난 16일(목) 이번 천안고교평준화 개정조례안 부결과 관련한 성명을 내놨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아산학생들을 빌미로 천안고교평준화를 막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것이다.

지난 2014학년도 고입에서 탈락한 아산지역 학생 81명은 아산이 아닌 타 지역으로 진학했고 단 1명만이 아산으로 돌아왔다. 충남교육청이 특별전학을 실시했지만, 아산지역 고등학교의 학교장들과 일부 학부모들의 반대에 막혀 돌아오지 못했다.
아산대책위는 “결국 어른들의 지독한 이해타산 때문에 아이들이 피해를 본 사례”라며 “평준화 논의의 본질과 무관한 이 사례를 무리하게 연결시키고, 아산지역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며, 천안과 아산 지역 주민들 간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행위는 방향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산지역 학생 대거 탈락과 타 지역 진학의 원인으로 ▷충남삼성자율형사립고등학교에 진학한 아산학생들의 수가 예상보다 적었던 점 ▷학급당 학생 수를 작년에 비해 무리하게 축소한 것 ▷천안에 인접한 아산지역 학교에 천안학생들이 몰릴 것이라는 것을 행정적으로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책위는 “충남도의회는 충남교육청과 함께 이에 합당한 아산고입안정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산지역 아이들이 내고장 학교에 못 가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천안의 고교평준화 실시와 상관없이 충남 전지역이 고교비평준화 지역이기 때문이다.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천안에 이어 아산지역도 하루빨리 고교평준화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정감시 넘어 주민소환까지’

한편,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앞으로 ‘부결경과보고회’, TV토론회, 주민소환 홍보물 배포를 비롯해 1인 시위, 집회, 의원 개별 면담운동의 강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시민들이 직접투표로 결정한 정책에 정면 도전하고 시민들의 뜻을 거스르는 새누리당 반대의원들과 11월10일부터 시작될 275회 정례회에서 반대하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의정감시를 넘어 주민소환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며 “교육문제를 정치정략의 수단으로 삼아 천안시민들을 우롱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드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게 해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역사적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주민발의로 고교평준화를 지지해준 충남도민들과 고교평준화를 강력히 찬성해 준 천안시민과 함께 2016년 천안고교평준화시행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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