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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언어정책은 ‘가까운 곳에서’, ‘늦지 않게’, ‘공동체 안에서’!!

천안시의회·행다연, 2014 다문화정책 세미나 개최

등록일 2014년10월1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세미나에 앞서 펼쳐진 다문화 가족들의 합창공연은 많은 이들의 감동과 박수를 이끌어 냈다.

다문화 언어교육의 체계화와 대안을 논의하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천안시의회, 행복한다문화가족연합회는 지난 8일(수) 오전 10시30분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 ‘다문화 언어문화정책의 현황과 전망-2014 다문화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구본영 천안시장, 주명식 천안시의회 의장, 김종문 충남도의회 의원 등 시·도의원들을 비롯해 다문화가정, 다문화기관·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호서대학교 이용재(사회복지학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효과적인 다문화 정책의 방향- 다문화시대 사회통합을 위한 언어정책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교류했다.

‘끊임없이 학습할 수 있는 방법 모색해야’

토론의 발제자로는 호서대학교 강남욱(한국어문화학부)교수가 나섰다.
강 교수는 ‘다문화시대 사회통합을 위한 언어정책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다양한 제언을 피력했다.

그는 ▶외국인 정책, 다문화 정책의 ‘한국적’ 기조를 세울 것 ▶정책담당 기구의 기능과 위상 강화를 위한 컨트롤 타워를 세울 것 ▶정책대상자를 제2언어(second language), 외국어(foreign language) 및 그 외의 범주로 면밀히 나누어 접근할 것 ▶성인의 경우 한국어의 기초는 ‘가까운 곳에서’, ‘늦지 않게’, ‘공동체 안에서’ 이뤄지도록 할 것 ▶이주자의 한국어 성취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도구적 동기를, 장기적으로는 통합적 동기를 부여할 것 ▶다중언어주의, 나아가 다문화 주의에 대한 전향적 사고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강 교수의 여러 제언 중 특히 ‘▶성인의 경우 한국어의 기초는 ‘가까운 곳에서’, ‘늦지 않게’, ‘공동체 안에서’ 이뤄지도록 할 것‘은 토론자 및 청중들의 폭 넓은 호응을 얻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다문화정책은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지방에 시행되는 우리와 달리, 다문화 다문화공생센터를 주축으로 지역에 기반해 이뤄진다. 이는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지역사회와 정부가 상호협력해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함으로서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가까운 곳에서 이웃사람의 공동체 속에서 삶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주자들이 먼 곳을 이동해 한국어를 배운다거나 생활 속에서 연관성이 떨어지는 커뮤니티 안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불리한 측면이 크다”며 “동사무소나 가까운 시장을 가는 기분으로 심리적 부담을 덜고 학습의 연속이 더 잘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학습이 끊겼다 이어졌다를 반복하면 화석화 또는 외국어 포기상태로 접어들게 되는데, 이는 말 그대로 ‘사회통합’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한 “‘다문화 사회의 언어정책’은 내가 서 있는 곳을 중심으로 가까운 곳부터 동심원을 그려 나가면서 그 구성원이 소통하고 너와 내가 일치하는 경험을 확대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그 의미를 새롭게 재정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까운 곳에서 단계에 맞는 수업을 언제나’

발제에 이은 사례발표자로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지 3년차인 응웬 중 듀엔씨가 나섰다. 중 듀엔씨는 천안에서 한국어를 배우면서 좋았던 점과 불편했던 점, 바라는 점 등을 하나하나 풀어갔다.
그녀는 “아이와 가정생활을 하면서도 한국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서 단계에 맞는 수업을 언제나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 아이들과 공부하는 친구들을 위해 좀 더 좋은 환경도 필요하다. 다문화 가정의 엄마들이 한국어 공부를 조금 더 잘 하고 아이들도 잘 키울 수 있도록 귀기울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생활 15년차인 중국교포 출신 이순금씨도 “외국인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은 물론 공부할 장소가 특히 부족하다. 교육을 받으러 왔다갔다 하는 데만도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다. 또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어린이 집도 부족한 형편”이라며 천안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주문했다.

토론자로 나선 선문대학교 우인혜(한국언어문화학) 교수는 발제 및 사례발표를 기초로 여러 가지 제언을 덧붙였다.
우 교수는 특히 ‘제2언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위한 연구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혼이민자들에게 한국어는 이미 외국어가 아닌 ‘제2언어’이므로 그간의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연구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이고 실제성 있는 교육자료 교재개발, 이주민의 거주 지역별·출신 국가별 교육과정이나 교수법 연구, 사회학·인류학·심리학 등과의 통합적 접근,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가·전공자의 자성하는 자세 등을 촉구했다.

천안시의회 인치견 의원과 서경원 의원은 의회의 역할에 기초해 정책제언들을 내놨다.
인 의원은 “다문화 시대에 걸맞는 교육공간 마련과 지원에 힘쓰겠다”며 “한국어 교육원 설치, 다문화 특화거리 조성은 물론 천안시의 다문화 관련 법령이나 규제는 과하지 않는지, 조례지원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시의회, 행복한다문화가족연합회는 지난 8일(수) 오전 10시30분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 ‘다문화 언어문화정책의 현황과 전망-2014 다문화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다문화자녀, 중도입국자녀 교육에 집중해야’

천안시의회와 함께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행다연의 한영신 회장은 현장에서 느낀 애로들을 토대로 다문화에 대한 포괄적인 인식의 변화와 함께 구체적으로 필요한 정책들을 제시했다.
한 회장은 특히 최근 강조되는 다문화가정 학생과 중도입국 자녀 한국어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증대를 촉구했다.
2014년 기준 다문화가정학생은 6만7000여 명으로 전체 학생의 1%를 넘고 이후 3년내 10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회장은 “이들은 한국사회의 주류에 편입돼야 할 세대지만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10~15년 뒤 성년기에 접어든 후 사회불안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문화 가정자녀에게는 공교육 이외시간에 많은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왕따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문화 학생의 8.3%를 차지하는 중도입국자녀를 위해서도 단계별 그룹수업, 1대1 수업 지원 등 다양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다문화정책의 구체적 실현방법으로는 ▶한국어 교육수요가 있는 거주자 중심의 교육체계 분산 ▶모국어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주는 것을 기초로 이중언어에 대한 관심, 투자를 통한 언어인재 육성 ▶외국인을 위한 상설 한국어 교육시설 설치 등을 제시했다.

한영신 회장은 “언어는 매일 집중적으로 해야 실력이 향상된다. 가까운 곳에서 쉽게 배울 수 있는 환경조성과 더불어 오전·오후·주말에 걸쳐 중도입국자를 포함해 늘 원하는 시간에 교육받을 수 있는 ‘한국어교육원’도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천안은 특히 특별한 시설이나 기관을 새로 만들지 않아도 기존의 지엽결 자원을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에 커다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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