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경찰서 배방지구대 故 박세현 경사가 112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사건처리 후 마무리를 하던 중 피의자 윤모씨가 찌른 흉기에 유명을 달리했다. 사진은 아파트 현장장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배방지구대 故 박세현 경사는 112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사건처리 후 마무리를 하던 중 윤씨(35·조리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아산경찰서에 따르면 박 경사와 문모경위는 지난 7월25일 오후 1시10분 경 ‘술 취한 사람과 시비가 붙었다’는 이모(여·34)씨의 신고를 접하고 현장에 도착했으며, 말다툼을 벌이던 윤 씨와 이 씨 부부의 싸움을 말렸다.

이 과정에서 이 씨의 남편이 ‘윤 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을 봤으니 음주측정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음주측정결과 윤씨의 혈중알콜농도는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310%로 확인됐다.

이에 박 경사는 사건처리를 위해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를 작성하던 중 방어할 틈도 없이 윤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렸다. 이후 119구급차로 순천향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6시 아산경찰서 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피의자 윤 씨가 내연관계로 다툼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며, 경찰의 음주측정에 불만을 품은 윤 씨가 ‘물을 마시고 싶다’며 자리를 떠났다가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한 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아산경찰서 정연식 생활안전과장은 “당초 ‘채무관계 및 사채업자가 벌인 살인극’이라는 일부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라며 “피의자의 인적사항 및 음주측정결과를 기록해서 ‘물을 마시러 간다’며 자리를 떠나는 윤 씨를 막을 수 없었다. 음주측정결과 윤 씨의 혈중알콜농도가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지만 강제연행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 윤 씨는 故 박 경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후에도 함께 있던 문 경위에게도 흉기를 들고 달려들었으며, 문 경위는 칼을 버리라는 경고에도 계속해서 흉기를 휘두르는 윤 씨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1발을 발사했다.

윤 씨는 문 경위가 쏜 실탄에 오른쪽 대퇴부 관통상을 입었으며, 대퇴부 골절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윤 씨를 음주운전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하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