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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쌀시장 전면 개방 발표, 각계 거센 반발

의무수입물량 근거 없는 이유, 정부 입장 폐기 요구

등록일 2014년07월23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정부가 지난 18일 쌀 전면 개방을 선언하면서 각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충남농민회가 천안시청 앞에서 개최한 쌀값 확보를 위한 집회.

정부가 결국 쌀 시장 전면 개방(쌀 관세화)을 선언하면서 농민, 정당 등 각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오는 9월 말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 쌀 관세화 통보 시한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 제대로 된 사회적협의와 협상 등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 개방을 선언하면서 농심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7월18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쌀 시장 전면 개방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0년간의 쌀 관세화 유예를 더 이상 연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내년부터 세계무역기구에서 쌀을 관세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관세화를 유예하는 대가로 20년 동안 매년 증가해온 쌀 의무수입물량은 국내 쌀 수급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2014년 의무수입물량 40만9000톤은 2013년 기준 쌀 소비량의 약 9%를 차지하고 있는데, 쌀 소비량 감소 추세를 고려할 때 이 물량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쌀 수급에 매우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와 필리핀의 쌀을 제외한 WTO 회원국의 모든 농산물은 이미 관세화를 했다”며 “우리나라보다 먼저 쌀을 관세화한 일본과 대만은 높은 관세로 인해 의무수입물량 이외의 추가적인 수입량은 많지 않다”고 쌀 시장 전면 개방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쌀 개방의 핵심 쟁점인 관세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대책으로 ▷안정적 생산 기반 유지 ▷농가 소득 안정 ▷경쟁력 제고 ▷국산 쌀과 수입 쌀의 혼합 유통 금지 등의 기본적인 방향만 나열했다.

 쌀 관세와 선언은 독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천안을)의원은 이동필 장관의 발표에 앞선 지난 7월17일 “정부가 내일(18일) 오전 쌀 관세화 선언을 준비하는 것은 독선”이라며 “일방적 쌀시장 개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1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참가한 정홍원 총리는 “쌀 관세화를 하지 않을 경우 의무수입물량 증가 등 상응하는 대가가 필요해 관세화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완주 의원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부장관이 내일(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관계장관회의 직후 쌀 관세화를 선언키로 했는데 이는 그동안 농민단체들과 협의해 처리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박 의원은 “우리 식량안보 최후의 보루인 쌀을 비밀주의에 입각해 처리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우려된다”며 “관세화, 현상유지, 웨이버 등 여러 방안에 대한 자료 공개와 객관적 검증”을 요구했다.

박완주 의원은“정부는 지난 6월30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국회 등의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고 발표하고는 불과 보름여 만에 밀어붙이기식 불통농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9월까지 WTO에 관세화를 반드시 통보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정부의 독단과 독선이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쌀 개방 이유는 대국민 협박


진보당충남도당도 쌀관세화 정부입장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진보당충남도당은 이번 정부의 쌀 전면개방 선언은 상대국과 제대로 된 협상도 하지 않고, 당사자인 농민들과 그 어떤 협의 과정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독재적 폭거라고 비난했다. 또한 ‘관세화와 의무수입량 두 배 증량을 통한 관세화 유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는 대국민 협박이라고 지적했다.

진보당충남도당은 WTO 협상은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국익이 중심이 되도록 협상하고 또 협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말하는 ‘의무수입량 두 배 증량’은 WTO협정 어디에도 없는 근거없는 내용이며,  필리핀의 협상 내용을 왜곡되게 해석한 사례일 뿐으로 이동필 장관은 야당 국회의원이 요구하는 사회적 합의와 국회 사전 동의마저 거부했고, 국회에 정부가 계산한 관세율마저 제공하지 않은 채 밀어부쳤다는 것이다.

진보당충남도당은 역대 재벌대기업의 수출중심 정책을 펼쳐온 정부는 기초농산물을 개방하라는 압력에 굴복해 식량주권을 포기한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식량자급률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적 대안을 마련해 가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농업은 시장 기능에만 전적으로 맡겨둘 수 없고 농업은 국민의 소중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이자 안보산업”이라고 강조,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며 즉각 정부 입장발표를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천안농민회 박현희 회장은 “한·중 FTA 보다 쌀 전면 개방에 대해 우려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기습적으로 정책을 발표했다”며 “정부 정책 철회를 위해 지역에서는 10월 중 상경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훈택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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