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시축제위원회는 지난 6월25일 2014년도 제2차 회의를 개최하고 제17회 한여름 밤의 신정호 별빛축제 프로그램 계획안을 심의했으나 아산문화재단이 7월10일 프로그램을 확정하면서 당시 회의에서 논의됐던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
아산시축제위원회가 허울 좋은 허수아비로 전락했다.
위원회에서는 성웅 이순신 축제를 비롯해 신정호 별빛축제, 온천축제, 짚풀문화제, 설화문화제 등 아산시에서 지원하는 축제·행사의 예산과 기획안, 결산을 심의하고 있으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아산문화재단이 위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위원들에 따르면 지난 6월25일 열린 2014년도 제2차 회의에서 아산문화재단이 보고한 신정호 별빛축제 프로그램 계획안을 심의했다. 그러나 아산문화재단이 7월10일 프로그램을 확정하면서 위원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아 축제위원회 회의가 형식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제시한 자료에서는 신정호 별빛축제 계획안과 확정된 프로그램이 ‘축제위원 의견반영’이라는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으며, 아산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축제위원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 사람(위원)들이 축제기획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 그들은 축제를 기획하는 사람이 아니라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답변하는 등 위원들의 주장을 뒷받침 했다.
특히 해당 관계자는 ‘복기왕 아산시장의 의견이 반영 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그분(복 시장)이 축제기획을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에 아산문화재단 맹주완 상임이사는 “재단 직원이 취재 상황인 것을 모르고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 것이지 아산문화재단의 공식적인 입장을 이야기한 부분은 아니다. 직원의 발언이 잘못된 것은 사실”이라며 “신정호 별빛축제 프로그램을 확정하면서 아산시축제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 아니다. 재단에서는 축제위원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회의를 진행한 바 있으며, 최적의 사항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확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아산시축제위원회의 한 위원은 “위원회에서 축제 및 행사에 대한 예산, 계획안, 결산 등을 심의한다고는 하지만 위원 의견이 반영 된 것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아산문화재단 직원조차 아산시축제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을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취급하는데 재단에 무엇을 기대 하겠는가”라며 “이는 아산시축제위원회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오만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축제위원 의견’ 어땠기에···
아산시축제위원회는 지난 6월25일 열린 2014년도 제2차 회의에서 아산문화재단으로부터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행사가 취소된 이순신 축제 결산내역을 보고 받았다. 또한 재단은 이와 함께 신정호 별빛축제에 대한 프로그램 계획안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아산시축제위원회 복기왕(아산시장) 위원장은 “한 여름, 곡교천 은행나무길의 시원한 그늘을 찾는 시민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아산문화재단은 발 빠르게 움직여서 신정호 별빛축제와 함께 은행나무길에서도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 필요하다면 재단의 비용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이기애 아산시의원은 “신정호는 가족단위의 시민이 많이 찾고 있는데, 신정호 별빛축제 계획안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아쉽다. 또한 관내 학생들이 제작한 신선하고 재미있는 단막극 동영상이 많다. 영화상영 전에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남도청 김종기 팀장은 “축제의 주인은 아산시민이 됐으면 좋겠다. 영화상영이나 공연 전, 지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활동하는 동아리 학생들이 짧은 공연을 진행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아산시축제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 중인 한 대학교수는 테마별 프로그램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교수는 “선진국의 성공한 축제사례를 보면 요일별로 청소년, 가족, 노인 등으로 나눈 테마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었다. 이번 축제에서도 영화와 공연을 요일별로 섞어서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축제는 시작이 중요한데, 신정호 별빛 축제의 시작을 2010년에 상영된 토이 스토리 3편으로 정한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가봐야 오래된 영화만 한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축제의 전체일정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다른 영화로 선정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말했다.
6월25일, 신정호 별빛축제 계획안 |
일자 |
테마 |
프로그램명 |
7월30일 |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
(영화)토이 스토리 3편 |
31일 |
(영화)라따뚜이 |
8월1일 |
(영화)아이스 에이지 4편-대륙이동설
(체험)별자리 관측 ‘한 여름 밤의 별자리 여행’ |
2일 |
(영화)마다가스카 3편-이번엔 서커스다
(체험)별자리 관측 ‘한 여름 밤의 별자리 여행’ |
6일 |
뮤직
페스티벌 |
(공연)별빛 콘서트 |
7일 |
(공연)신정호 포크 콘서트 |
8일 |
(공연)트리뷰트 스페셜 Season2 |
9일 |
(공연)한 여름 밤의 신정호 워터파티 |
13일 |
지역 예술인
페스티벌 |
(공연)시민사랑 별빛 음악회 |
14일 |
(영화)안녕?! 오케스트라<다큐멘터리>
(공연)우리동네 '온궁 오케스트라' |
15일 |
(공연)우리 소리, 우리 멋 |
16일 |
(공연)한 여름 밤의 호수 음악회 |
17일 |
(공연)아산시 동아리 페스티벌 |
|
|
|
7월10일, 신정호 별빛축제 확정안 |
일자 |
테마 |
프로그램명 |
7월30일 |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
(영화)토이 스토리 3편 |
31일 |
(영화)라따뚜이 |
8월1일 |
(영화)아이스 에이지 4편-대륙이동설
(체험)별자리 관측 ‘한 여름 밤의 별자리 여행’ |
2일 |
(영화)마다가스카 3편-이번엔 서커스다
(체험)별자리 관측 ‘한 여름 밤의 별자리 여행’ |
6일 |
지역 예술인
페스티벌 |
(공연)신정호 별빛 콘서트 |
7일 |
(공연)시민사랑 별빛 음악회 |
8일 |
(공연)한 여름 밤의 호수 음악회 |
9일 |
(공연)우리 소리, 우리 멋 |
10일 |
(공연)아산시 동아리 페스티벌 |
13일 |
지역 예술인
페스티벌 |
(영화)안녕?! 오케스트라<다큐멘터리>
(공연)우리동네 '온궁 오케스트라' |
14일 |
(공연)신정호 포크 콘서트 |
15일 |
(공연)한 여름 밤의 신정호 리듬파티 |
16일 |
(공연)한 여름 밤의 신정호 워터파티 |
영화상영 줄고, 초대가수 늘어
“아산문화재단 직원의 ‘아산시축제위원회 위원들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일 뿐’이라는 개인적인 발언은 틀린 말이 아니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사람 중 축제기획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것은 아산문화재단이 초대가수를 이용해 시민 모으기에만 급급하다는 사실이다.”
아산시축제위원회가 허울 좋은 허수아비라고 주장한 바 있는 A위원은 아산문화재단이 지난 이순신 축제와 온천대축제에서 대다수의 시민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초대가수 뿐이었다고 못 박았다.
“축제위원회에서 누차 거론됐던 이야기가 바로 초대가수다. 아산문화재단에서는 앞으로의 축제에서 초대가수 비율을 줄이고 지역예술인의 비율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한 여름 밤의 영화상영으로 자리 잡은 신정호 별빛축제에서 영화상영 횟수는 줄어들고 초대가수들의 무대가 늘어난 것이다.”
해당 위원에 따르면 2009년 신정호 별빛축제에서는 총 18편의 영화가 상영됐으며,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 외로 락 밴드를 초청한 날은 락 페스티벌이 진행된 단 하루뿐이었다. 또한 2010년에는 15편의 영화상영과 지역예술인들 공연이 진행됐으며, 서울팝스오케스트라와 불가리아 민속 예술단이 초청됐다.
이후 2011년에는 영화상영이 11편 이뤄지고 5일은 지역 예술인들의 무대, 5일은 외부 예술단체 무대, 1일은 전국 프렌지 페스티벌이 치러졌다. 2012년은 영화상영 10편, 지역예술단체 5일, 외부 예술단체 4일, 인디밴드 1일이 진행됐고, 2013년에는 영화상영이 8편으로 줄고 사회적 경제홍보마당 1편 상영, 락 밴드 초청 페스디벌 1일, 외부 예술단체 5일, 지역 예술단체 2일이 시행됐다.
특히 올해에 들어서는 상영영화가 4편으로 급감했다. 지역 예술단체의 무대가 6일로 늘어났지만 초대가수들의 무대는 포크 콘서트, 리듬파티, 워터파티 등 3일로 늘어났다고 해당 위원은 설명했다.
이어 A위원은 “아산문화재단이 초대가수에 중점을 둔 이유는 쉽게 시민을 모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초대가수는 1회성에 불과할 뿐이다. 1회성 가수를 초대하는데 드는 예산을 지역 정서에 맞게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아산시의 문화·예술이 점차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가족단위 참여 프로그램과 연령대 별 테마 프로그램, 고등·대학교 동아리, 곡교천 은행나무길 등 축제위원들이 제시한 의견들을 축제기획 전문가들이 재탄생 시킨다면 아산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예술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아산문화재단은 초대가수에 대한 집착과 자신들의 축제기획안이 최고라는 아집을 버리고, 아산시축제위원회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영화 호응도 낮아 새로운 콘텐츠 개발
아산문화재단 맹주완 상임이사는 이번 신정호 별빛축제에서 일반영화가 사라지고 초대가수 무대가 늘어난 것은 지난 축제들에서 일반영화의 호응도가 낮아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몇 년 간 영화상영에 대한 관객 호응도를 분석했을 때 아동용 애니메이션은 높은 호응도를 나타내는 반면 일반영화의 경우 극히 저조한 호응도를 나타냈다. 이에 재단은 1주를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 특화하고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는 DVD 출시 6개월 이후의 작품 중 가족 전체관람이 가능한 애니메이션 4편을 선정했다.
또한 2주차는 남도민요보존회 등 아산시 보조사업 단체 및 지역 예술단체, 시민 동호회 등으로 구성했고, 3주차는 장르별 주제를 선정해 초정기획공연을 마련했다.
특히 1주차에는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충남지부가 참여하는 별자리 관측을 통해 신정호 별빛축제의 특성을 살렸으며, 축제 마지막 날에는 초대가수와 어우러진 워터파티가 진행되는 등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맹주완 상임이사는 ‘신정호 별빛축제 프로그램 확정안에서 축제위원 의견이 왜 반영되지 않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축제위원들의 의견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원회에서 깊이 있게 논의된 내용은 검토 후 수용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맹 이사에 따르면 6월25일 개최된 아산시축제위원회에서 복기왕 아산시장이 제시한 ‘한 여름, 곡교천 은행나무길 활용방안 마련’은 올 가을에 열릴 은행나무길 축제를 미리미리 준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또한 복 시장이 언급한 아산문화재단 비용이 없어서 신정호 별빛축제와 맞물려 진행할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족단위 참여 프로그램, 관내 학생 제작 동영상 상영, 지역 고등·대학 동아리 공연, 연령대별 테마 프로그램 등의 위원 의견은 정해진 축제기간에 모두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배재됐다.
영화상영과 공연을 1주, 2주, 3주로 나누지 않고 섞어서 기획하는 것은 지난 몇 년 간 시행해 오던 방식이기 때문에 프로그램별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것이며, 축제의 시작은 토이스토리3편이 가장 적절한 것 같아 원래 계획안으로 확정했다는 설명이다.
아산문화재단 맹주완 상임이사는 “신정호 별빛축제 전체 예산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축제를 기획하면서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며 “PC와 스마트폰, 아산시 영화관 개관 등에 따라 영화가 일반화 됐다고 자체 평가했으며, 이에 영화상영을 줄이고 초대가수에 투자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전 별빛축제에서는 인디 가수들을 섭외했지만 이번 축제에서는 유명한 가수들을 섭외했다. 워터건과 물총을 활용한 워터파티를 성공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지역예술인들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축제 예산 중 초대가수에게 책정된 돈이 적지 않지만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에 ‘돈의 액수’를 따지는 것은 곤란하다. 신정호 별빛축제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구성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신정호 별빛축제 확정안
오는 7월30일(수)부터 8월16일(토)까지 아산시 신정호국민관광지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제17회 한여름 밤의 신정호 별빛축제 프로그램이 확정됐다.
아산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번 축제는 한 여름 밤 시간대에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해 신정호관광지를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아산시민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7월30일(수)부터 8월2일(토)까지는 매일 저녁 8시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7월30일에는 토이 스토리 3편이 상영되고, 31일(목)에는 라따뚜이, 8월1일(금)은 아이스 에이지 4편-대륙이동설, 8월2일은 마다가스카 3편-이번엔 서커스다가 상영된다.
특히 8월1일과 2일에는 영화상영이 끝난 후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충남지부가 참여한 별자리 관측 ‘한 여름 밤의 별자리 여행’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정호 별빛축제 2주차에는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한 축제가 펼쳐진다.
8월6일(수) 저녁 8시부터 90분 동안 멘토 오케스트라가 선보이는 ‘신정호 별빛 콘서트’가 진행되고, 7일(목)에는 경찰교육원악대가 참여하는 ‘시민사랑 별빛음악회’가 열린다. 이어 8일(금)에는 아산윈드오케스트라의 ‘한 여름 밤의 호수 음악회’, 9일(토)은 남도민요보존회의 ‘우리소리, 우리멋’, 10일(일)은 실버악단과 댄스 스포츠 연합회, 청소년합창단, 통기타 동아리, 난타 동아리 등이 참여하는 ‘아산시 동아리 축제’가 마련됐다.
신정호 별빛축제 마지막 주에는 클래식과 포크, 락 등의 장르별 음악 축제와 함께 워터파티가 열린다.
8월13일(수) 저녁 8시부터 85분 동안 전체관람가 다큐멘터리 ‘안녕, 오케스트라’가 상영되고, 이후 30분 간 온궁오케스트라의 클래식 공연 ‘우리동네 온궁오케스트라’가 열린다. 14일(목)에는 초대가수 자전거탄 풍경과 정태춘·박은옥, 손병휘, 이정열 등이 출연하는 포크 콘서트가 진행된다. 15일(금)은 우쿠렐레 피크닉, 바버렛츠, 이한철밴드가 참여하는 리듬파티가, 16일(토)은 이승환, 킹스턴루디스카, 스트릿건드 등이 출연하는 워터파티가 열린다. 이날 워터파티에서는 워터건과 물총이 활용될 예정이다.
제17회 한여름 밤의 신정호 별빛축제 총 예산은 7600만원이며 ▷행사비(공연 9일): 3150만원 ▷행사운영비: 880만원 ▷시설비: 2770만원 ▷홍보비: 600만원 ▷예비비: 200만원 등이다.
한편, 아산문화재단은 지난 6월25일 열린 아산시축제위원회 2014년도 제2차 회의에서 신정호 별빛축제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유명 가수를 초대하는데 드는 예산은 따로 보고하지 않았으며, 7월16일 진행된 취재에서도 ‘축제결과를 보고하는 아산시축제위원회 자리에서 발표 하겠다’라고 밝혔다.
영화상영 줄이고 초청가수 늘리는 것이 새로운 콘텐츠?
축제위원회 생각 다르고, 아산문화재단 생각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