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우 전 차관과 최민기 전 천안시의회 의장
새누리당 천안시장 경선이 우여곡절 끝에 재가동될 예정이다. 불공정에 반발, ‘경선철회’한 최민기 예비후보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처음 책임당원이 없던 박찬우 예비후보는 100% 여론조사를 주장했고, 최민기 예비후보는 여론조사 50%와 당원투표 50%를 내걸은 바 있다. 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100% 여론조사’에 손들어줬다. 이를 반발한 최 예비후보는 4일간의 단식투쟁 후 경선참여를 철회했다.
중앙당공천관리위원회는 28일 도당공관위에 ‘충남 천안시장 경선시행지침’을 보냈다.
지침에는 ‘국내 공신력있는 5대기관 중 복수기관을 추첨해 100% 여론조사경선을 하라’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도당공관위가 수용하기 어렵거든 ‘당헌 제121조’에 의거, 중앙당 공관위에 심사를 요청하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중앙당공관위가 제시한 여론조사기관은 사회여론조사부문 매출액 상위5개기관과 언론사의뢰 조사수행기관 5개기관이다.
박찬우 후보 또한 29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100% 시민여론조사경선에 대해 포용과 화합의 정신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박 예비후보측에 따르면 지난 4월13일 새누리당 경선신청 마감시한까지 경선신청을 단독접수했고, 3일 뒤인 16일 최민기 예비후보의 이의제기가 새누리당 중앙공천관리위원회에서 기각됐다. 도당 공천심사관리위원회에서 최종통보한 공천심사신청 연장접수기한인 16일까지도 접수하지 않고 경선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사실상 단독후보가 됐다.
박 예비후보는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애도에 잠겨있는 상황에서 후보경선과정에 대립·갈등하는 모습은 적절치 않다”며 “큰 정치, 화합정치를 실현하고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며 수용의사를 밝혔다.
새누리당 충남도당측은 향후 경선일자나 방식 등을 조율해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번복된 이유가 궁금해
박찬우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천안시장 단독출마후보다. 적어도 최근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경선방식에 반발해 ‘경선철회’한 최민기 예비후보의 주장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움직였다.
이미 경선철회 전에 최 예비후보는 100% 여론조사를 수용한 바 있다. 대신 국내 공신력을 가진 5대 여론조사기관업체 선정과 직접전화면접방식, 조사시 참관인 입회 등을 ‘조건부’로 내건 바 있다. 하지만 충남도당 공심위는 이같은 조건부 여론조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의제기조차 중앙공천관리위원회가 기각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되짚어보면 딱히 최민기 예비후보측의 주장이 달라진 것도 없는 수용된 이유는 뭘까.
최민기 예비후보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수용은 그간 중앙당의 권유와 이번 선거를 걱정하는 일부 당원들의 의견까지 십분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여전히 기초단체장 선거의 당원배제경선방식을 ‘전대미문’의 요상한 행위로 규정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1시30분경 최민기 예비후보와의 통화에서 요 며칠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을 포함해 다양한 경로로 ‘부당함’을 주장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결국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통해 재결정이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미 4월12일 경선철회 기자회견때에 뒤늦은 일부 수용의사가 있었다. 최 예비후보는 “그날 오후 3시까지를 최종시한으로 삼고 연락이 없어 4시경 경선철회 기자회견을 가졌는데, 직전에 몇통의 전화가 와있는줄 몰랐다”고 했다. 바로 홍문종 중앙당공천관리위원장과 김태흠 도당공천관리위원장의 전화였던 것으로 ‘일부 수용의사’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박찬우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중앙당공천심사위원회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중단된 선거일정을 재개하면서 천안시장 후보경선과 관련, 당의 승리를 위해 100% 시민여론조사 경선지침을 28일 충남도당에 전달한 것”이라고 해석하며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인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최민기 예비후보측이 밝힌 ‘경선재결정 공관위 수용이유’
최 예비후보는 4월16일 경선불참을 선언하고 백의종군의 뜻을 밝히자 충남지역 선거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등 지역정가가 술렁거렸다. 그동안 정진석, 홍문표, 이명수 충남도지사 예비 후보들은 성명서 등을 통해 천안시장 경선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는 등 최민기 예비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중앙당 공심위는 박찬우 예비후보의 반대(경선시한 넘겼다)에도 불구하고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기관 재선정안을 전격 수용, 새로운 경선방식을 결정해 도당에 하달했다. 이는 이번 6. 4 지방선거와 관련해 최 예비후보의 중요성이 지역정가는 물론 도지사 및 충남 전체 선거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