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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남편 하반신 마비 ‘가정 풍비박산’

김정옥(50·아산시 온양6동)

등록일 2014년04월1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교통사고로 남편 하반신 마비 ‘가정 풍비박산’
김정옥(50·아산시 온양6동)

“남편의 교통사고에 가정이 풍비박산 났어요. 하반신이 마비된 남편은 욕창에 걸려 수술에 수술을 거듭했고, 저 또한 남편 병간호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네요. 중학생 아들도 있는데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해요.”

김정옥(가명)씨는 지난 10월 남편의 교통사고 이후 줄곧 병상을 지켜왔다.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은 친정집에 맡기고 생활비조차 없어서 지금까지도 형제·자매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교통사고 당시,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온몸에 피투성이를 하고 누워있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마른하늘의 날벼락이 따로 없더군요. 그런 남편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는 저에게 사람들은 남편이 죽었냐고 물어볼 정도였으니까요.”

덤프트럭을 운전하는 김정옥씨의 남편은 지난해 10월9일, 골재를 싣고 이동하던 중 아산시 원남리의 한 옆으로 굽은 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길은 덤프트럭이 한 번에 회전할 수 없을 정도로 좁았기 때문에 김씨의 남편은 차를 후진 한 후에 다시 통과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일이 비극의 시작이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골재를 실은 덤프트럭이 15m 아래로 추락한 것이다.

“남편의 말에 따르면 덤프트럭을 후진하는 도중 뒷바퀴가 도로에서 살짝 벗어났다고 해요. 그런데 차량에 실린 골재의 무게 때문에 그대로 굴러 떨어진 것이라고 하네요. 15m 아래로 떨어지면서 두 바퀴 반이나 굴렀다고 하는데, 당시 도로에는 지나는 차들도 없어서 사고가 발생하고 한 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됐다고 해요.”

남편의 사고 소식을 지인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그녀는 병원에 도착해서 남편의 모습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나 봐왔던 이야기가 자신의 현실로 다가와 무척 괴로웠다는 설명이다.

“피투성이로 누워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었지만 담당의사가 전하는 말을 듣고서는 온몸에 힘이 빠져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어요. 교통사고 여파로 남편의 배를 무거운 것이 짓눌러 중추신경이 마비됐다고 하더군요. 더 이상 하반신을 쓸 수 없다고 말이지요.”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남편은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것에 그치지 않고 목뼈가 골절 됐고, 갈비뼈가 골절되면서 폐에 물까지 찼다. 또한 하반신 마비로 중환자실에 한 달 이상을 누워있다 보니 다리에 욕창이 생기기까지 했다.

“배꼽 아래로는 신경이 마비돼 욕창 수술을 받아도 쉽게 낫지 않았어요. 하반신마비도 그렇고 욕창도 걱정이지만 더욱 걱정인 것은 병원비 문제에요. 지금까지 병원비가 대략 5000만원 들었는데, 차량 보험금 1500만원 외에는 모두 형제·자매들이 대출을 받아서 마련해 주었거든요. 남편은 어려서부터 고아로 자라온지라 어디 기댈 곳도 없어요.”

그녀는 자신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남편의 하반신 마비도, 욕창도, 병원비, 생활비도 아닌 그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전했다. 어려서부터 뇌전증을 앓아온 터라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이상반응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간질을 앓아왔어요. 치료도 하고 약도 먹어서 많이 좋아졌지만 요즘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는 것 같아요. 간질이 아직 몸으로까지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머릿속은 그야말로 생지옥이에요.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하는데, 남편 하반신마비에 병원비,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지금의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니라 신이지요.”

이어 그녀는 “때론 같은 병실 옆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분이 퇴원하는 것을 보고 무척 부러웠던 적이 있었어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남편 때문에 6개월 간 병원에서 꼼짝도 못하고 있거든요. 이제는 병원이 집처럼 느껴져요”라며 “지금까지 남부럽게 살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크게 아쉬운 삶도 아니었어요. 그러나 남편의 교통사고 한 번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네요. 지금은 생활비도 형제·자매들에게 손을 벌여야 하는 형편인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해요”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녀는 “그나마 다행히도 하나 뿐인 아들이 큰 말썽 피우지 않고 학교를 착실히 다녀 주고 있어요. 앞으로의 삶이 막막하지만 희망이 있는 것 이지요”라며 “남편의 하반신이 마비됐어요. 카드빚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지요. 또 앞으로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깜깜하기도 해요. 그래도 희망을 갖고 살아 보려구요. 그렇지 않으면 제 안에 잠든 간질이라는 무서운 녀석에게 제 자신을 빼앗길 테니까요”라고 전했다.

손상욱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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