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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고입정책 실패에 따른 대안마련을 위한 아산·천안대책위원회는 지난 4월7일 충남도교육청 정문에서 ‘도교육청 고입정책 실패에 따른 대안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으며, 이에 충남도교육청 김성련 교육과장은 “아산~목천고 통학학생에 대해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전학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올해 아산지역의 고교입시에서 탈락해 타 지역 고교로 진학한 학생 81명이 아산의 학교로 전학 올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학생과 학교에게 책임을 전가해 오던 충남도교육청이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전학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2014학년도 고입정책 실패에 따른 대안마련을 위한 아산·천안대책위원회는 지난 4월7일 충남도교육청 정문에서 ‘도교육청 고입정책 실패에 따른 대안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타지역 고교로 진학한 학생 중 일부가 학교적응을 하지 못해 휴학을 하거나 전학을 갔으며, 대다수의 학생이 자퇴와 전학을 고민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책위원회는 ‘학생의 교육상 전학이나 재취학, 편입학 등을 통해 교육환경을 바꾸어 줄 필요가 있다’라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73조와 89조를 제시하며 이들 학생들을 아산지역의 고교로 전학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충남도교육청 김성련 교육과장은 대책위원회와의 면담에서 “아산지역은 비평준화 지역이기 때문에 해당학생들을 전학시키는 것은 충남교육청의 지침에 맞지 않는다. 그러나 타 지역 고교로 진학한 아산학생들이 ‘교육환경 전환 대상자’ 적용을 통해 아산지역의 고교로 전학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전학은 정원 외 방식으로 검토할 계획이며, 기간은 일주일을 넘기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충남도교육청의 이 같은 결정에 대책위원회는 충남도교육청의 검토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도교육청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2014학년도 아산지역의 고교입시에서 탈락해 목천고로 진학한 한 학생은 학교 부적응에 따른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병원에 입원해 휴학을 결정했으며, 또 다른 학생은 장거리 통학을 견디지 못해 방송통신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기도 했다. 이 외에도 많은 학생들이 같은 이유로 자퇴와 전학을 고민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학생들은 등교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학교폭력을 손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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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다음날인 4월8일, 한 학부모가 충남도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 학부모들은 충남도교육청의 전학검토결과가 발표될 때 까지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병원 입원에, 방통고 전학까지
천안 목천고에 진학한 아산 학생 중 한명이 학교 부적응에 따른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병원에 입원하는 등 휴학을 결정한 일이 벌어졌다. 또 다른 학생은 먼 거리 통학으로 인한 불편과 피로를 호소하다 결국에는 방송통신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기도 했다.
2014학년도 고입정책 실패에 따른 대안마련을 위한 아산·천안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들 학생 외에도 전학을 요구하며 등교를 하지 않는 학생을 비롯해 잦은 조퇴와 이른바 ‘땡땡이’를 밥 먹듯 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책위원회는 몇몇 학생들이 먼 거리 통학에 대한 고통으로 자퇴까지 생각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염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학부모는 “학교가 너무 멀어서 아이가 학교 가는 것을 힘들어한다. 심지어는 낯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땡땡이도 많이 친다”며 “아이가 ‘학교 가기 싫다’, ‘전학 보내 달라’, ‘자퇴 하겠다’ 노래를 부르는데, 부모로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이가 학교 가기 싫다고만 하니까 부모로서 많이 힘든 점도 있다”며 “아이가 아산의 학교로 빨리 전학 와서 중학교 때의 친구들과 뛰어 놀았으면 좋겠다”고 전한 후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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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 가기 싫다’, ‘전학 보내 달라’, ‘자퇴 하겠다’ 노래를 부르는데, 부모로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하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
학교폭력에 등교 꺼려
천안 목천고에 진학한 아산학생들은 등교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학교폭력을 손꼽았다.
이들 학생들은 학교 전반에서 나타나는 학교폭력으로 전학 및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학생들은 아산지역의 고교로 진학했으면 중학교 때 친구와 선배를 통해 학교생활이 힘들지 않았겠지만 환경이 낯선 천안시의 고교로 진학하는 바람에 욕설은 물론이고, 셔틀(심부름), 돈 갈취, 폭력 등 학교폭력의 피해를 입는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한 학생은 지난 3월 학교 수련회에 참가했다가 소년원에서 출소한 복학생의 협박에 친구와 주먹다짐을 하는 등 서열싸움을 벌였으며, 담임교사의 추궁을 통해 복학생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자 친구들 사이에서 고자질쟁이로 낙인 찍혀 따돌림을 받기도 했다.
학교폭력은 비단 남학생에게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었다.
목천고에서 만난 아산 여학생들은 ‘대놓고 욕하는 것은 기본이다’, ‘말로 위협한다’, ‘돈을 뺏겼다’, ‘무섭게 굴며 셔틀을 시킨다’, ‘담배냄새 때문에 여자화장실에 들어가기 싫다’라며 자신들의 피해사항을 밝혔다.
같은 반 친구에게 돈을 빼앗겼다는 한 여학생은 “학교도 먼데, 다른 아이들에게 욕을 듣고 셔틀을 하며 학교 다니는 것이 너무 싫다”며 “시간이 갈수록 학교에 대한 스트레스만 쌓이는데, 제대로 졸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목천고 최인섭 교장은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엄중히 처벌 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의 빈번함을 귀띔하기도 했다.
충남도교육청에서 학교폭력근절 장학관으로 근무한 바 있는 최 교장은 “많은 학생들에게 문제성이 잠복돼 있다. 일주일에 한 번 꼴로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라며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매달 무작위 설문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며,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진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엄중한 기준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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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아산지역의 고교입시에서 탈락해 목천고로 진학한 학생 대부분은 등교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학교폭력을 손꼽았다. |
전학 안 되면 모든 법적 수단 강구
2014학년도 고입정책 실패에 따른 대안마련을 위한 아산·천안대책위원회는 올해 아산지역의 고교입시에서 탈락해 타 지역 고교로 진학한 학생 81명에 대한 전학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충남도교육청을 대상으로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에 따르면 현행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73조에는 ‘중학교의 장은(고교의 경우 고교의 장)이 교육 상 교육환경을 바꾸어 줄 필요가 있다고 인정해 다른 학교로의 전학을 추천한 사람에 대해서는 전학 학교를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같은 시행령 제89조에는 ‘고교의 장은 교육과정의 이수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전학을 허가할 수 있다. 다만 전학하는 자의 거주지가 학교 군 또는 시도가 다른 지역에서 이전된 경우에 한 한다’고 명시됐다.
실제로 경기도교육청은 2002년 3월 해당 시행령을 적용해 원거리학교에 배정된 고교 신입생 927명에 대해 대거 전학을 허용한 바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종선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충남도교육청은 전학에 대한 여러 근거와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어른들의 잘못된 선택과 결정으로 애꿎은 학생들만 고생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금이라도 당장 해당학생들을 아산의 학교로 전학시켜 그들 학생들과 학부모의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책위원회는 학생들의 전학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충남도교육청을 상대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며, 더불어 교육부장관 청원을 함께 시행하는 등 해당문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