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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고교에서 불합격한 81명의 학생이 아산지역의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을 떠나 타 지역의 고교에 입학할 전망이다. |
아산 고교에서 탈락한 학생 81명에 대한 구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66명의 학생은 천안 목천고에, 5명은 성환고에 입학할 예정이며, 나머지 학생들도 대안학교와 장항고, 경기권 고교 등으로 각각 진학할 전망이다. 특히 이중 1명은 고교 진학 대신 재수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생들은 아산 시내권 고교의 정원감소, 천안학생 대거 유입으로 지역의 고교입시에서 탈락했으며, 학부모들은 ‘충남도교육청의 잘못된 고입정책으로 생긴 문제’라며 아산 고교의 학급당 정원수를 1명씩 늘려 해당 학생들이 지역의 고교에 진학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충남도교육청은 지난 2월26일 브리핑을 통해 ‘불합격 학생에 대한 정원 확대 및 추가 합격은 없으며, 대신 천안·아산 고입 안정화 대책을 수립·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충남도교육청 이대구 교육정책국장은 “고교입시가 종료된 후 불합격 학생을 추가 합격시키기 위한 정원 확대 사례가 전국적으로도 없는 만큼, 정원 확대가 아닌 천안·아산 고입 안정화 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겠다”며 “고입 안정화 대책과 목천고 교육력 강화 프로젝트를 통해 앞으로 천안·아산지역에서 안정적인 고입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남도교육청의 이 같은 대책마련에 2014학년도 고입정책 실패에 따른 대안마련을 위한 아산·천안대책위원회는 “아산 고교 탈락생 81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했더니, 목천고 교육력 강화 프로젝트를 운운하는 것은 ‘동문서답’ 하는 격이다. 학생들은 당장 등교시간만 2시간17분이 걸리는 학교로 진학하는 불편을 겪어야 하는데, 도교육청은 언제 실현될지도 모를 ‘좋은 학교’를 내세워 여론을 희롱한다”며 “충청남도교육청의 고입정책으로 빚어진 문제이기 때문에 학생 수용계획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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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산 고교에서 탈락한 학생 81명에 대한 구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66명의 학생은 천안 목천고에, 5명은 성환고에 나머지 학생들도 타지역의 고교에 진학할 전망이다. 사진은 충남도교육청 브리핑 당시 학부모단체의 참관을 막는 장면(안장헌 아산시의원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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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충남도교육청은 언론 브리핑 당시 학부모단체의 참관을 막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도교육청은 브리핑에 참관하려는 2014학년도 고입정책 실패에 따른 대안마련을 위한 아산·천안대책위원회 및 학부모, 안장헌 아산시의원 등을 문전박대해 비난을 샀다.
이에 안장헌 아산시의원은 “고입 정책 실패에 대한 정책을 발표한다고 해서 찾아왔지만 입구에서부터 저지당했다. 아산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으로서 브리핑 자리에 참석하려고도 했지만 이 또한 거부당했다”며 “시민의 관청 출입을 막는 것은 시민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꼴이며, 무슨 일이 있을 때 대화보다는 통제를 우선으로 하는 도교육청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한 충남도교육청은 2월27일 진행된 전찬환 충청남도교육감 권한대행-아산 고교 탈락 학생 학부모 간 면담에서도 학부모 면담 인원을 4명으로 제한해 잠시 소란을 빚기도 했으며, 함께 참석했던 기자들의 취재 역시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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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환 충청남도교육감 권한대행-아산 고교 탈락 학생 학부모 간 면담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오마이뉴스 기자(우측)는 도교육청의 취재거부에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
목천고 교육력 강화 프로젝트
충남도교육청이 발표한 천안·아산 고입 안정화 대책에 따르면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 학교, 자문위원 등 교육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천안·아산 고입협의체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도교육청은 입학정원배정과 관련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사전 설명회를 개최하고, 8월 이전에는 고교 정원을 사전에 안내해 학생과 학부모가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학교와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입학정원의 적정성도 검토된다.
특히 아산 고교 탈락생 중 목천고로 진학한 학생 66명에 대해서는 올해 기숙사를 증축해 2015년에는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며, 2016년 이후에는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특목고 수준의 기숙형 고교로 탈바꿈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목천고를 학생 생활지도 강화를 위한 정책연구학교로 지정하는 한편 특화된 학교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며, 2015년까지는 학급당 정원 수를 특목고 수준의 25명으로 제한해 학습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목천고 교사들의 근무환경도 개선될 전망이다.
충남도교육청은 목천고에 최고 수준의 교사들이 근무할 수 있도록 100% 교사 초빙제를 시행하고, 근무 교사에게는 가산점 부여와 더불어 천안 근무연한 미적용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충남도교육청 이대구 교육정책국장은 “모든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별도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도교육감 권한대행 면담 후 다양한 반응
“당장 내일모레가 개학인데 아이의 교복도 맞추지 못한 상황이다. 한 방송매체에서 실험한 결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학교까지 가는데 2시간17분이 소요됐는데, 직장에 나가야 하니 매일 등·하교를 시켜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걱정이 태산이다.”
지난 2월27일, 전찬환 충청남도교육감 권한대행-아산 고교 탈락 학생 학부모 간 면담을 마치고 나온 학부모의 눈물 섞인 하소연이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학부모들에 따르면 전찬환 충청남도교육감 권한대행이 아산 고교 탈락생 81명과 관련해 제시한 대책은 ‘목천고 명품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와 관련해 8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을 지원할 계획. 학부모들이 교장과 상의해 통학방안 마련’이다.
이에 아산에서 목천고로 진학해야 하는 학생을 자녀로 둔 한 학부모는 “충청남도교육감 권한대행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일선학교의 교장이 어떻게 해결하라는 말인가”라며 “일단 입학은 시켜야 하겠지만 학생들의 통학방안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2014학년도 고입정책 실패에 따른 대안마련을 위한 아산·천안대책위원회는 이번 문제가 ‘목천고 활성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계획된 사건’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충남도교육청은 아산 고교 탈락생 81명에 대한 대책마련에서 일괄적으로 ‘목천고 명품 학교 만들기’를 강조했으며, 특히 지난 2월26일 브리핑 자료에서도 ‘목천고는 그동안 천안시 중학생들의 선호도가 낮아 학생 모집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고, 이로 인해 천안·아산지역 고등학교 수용계획 수립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해 온 것이 사실이며 특히 2016년 천안시 고등학교 평준화가 시행될 경우 평준화에서 제외된 목천고는 별도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밝히는 등 천안·아산 고입경쟁에서 탈락한 학생들을 목천고 명품학교 만들기에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4학년도 고입정책 실패에 따른 대안마련을 위한 아산·천안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충남도교육청이 애초부터 학생수용계획을 제대로 했더라면 81명이나 되는 아산학생이 타지역 학교로 진학해야 하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문제는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계획된 일이라는 의구심이 든다. 아산지역의 중학생 졸업예정자가 지난해에 비해 130여 명 늘어났음에도 2014학년도 일반인문계고교 모집정원수를 2013학년도에 비해 240여 명 축소한 것은 고입경쟁에서 탈락한 학생들이 목천고에 입학할 것이라는 의도를 갖고 학생수용계획을 기획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라며 “충남도교육청에서는 아산지역 고등학교의 배정정원을 졸업생 수보다 63명 많게 잡았고 천안지역도 185명의 여유 정원을 뒀다고 하지만 삼성자사고와 배방고에 대한 변수를 염두하지 않아 결론적으로 아산지역 고입정원이 240여 명 줄게 된 것이다. 이에 충남도교육청이 학생 수용계획을 적법하게 했는지에 대한 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위원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충남도교육청이 이례적으로 대응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전찬환 충청남도교육감 권한대행-시민단체·학부모의 두차례 면담은 파격적일 만큼 선례를 찾기 힘들고, 도교육청이 나서서 대책 브리핑을 마련한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도교육청이 아산 고교 탈락생 81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번 문제에 대해서는 기숙사, 지원금, 대책마련 브리핑 등 이례적일 만큼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며 “최종적으로 이렇다 할 결과물을 얻어 내지는 못했지만 학부모와 시민단체가 도교육청의 이례적인 대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