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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것이 예술

조각가 정정식

등록일 2014년01월2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그 시절로 치면 국민학교 무렵에 열화당이나 신진문고에서 나오는 문고판 예술서적 중 미켈란젤로를 다룬 책을 보고 운명처럼 반했습니다. 미켈란젤로가 10대 초반에 만든 작품들을 보면 대가를 능가할 정도로 솜씨가 뛰어났는데요, 성모마리아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조각가가 돼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정정식(57) 작가가 본격적인 조각을 시작한 건 중학교 때부터다.

“부러진 책상다리를 얻어다 도루코 칼로 조작을 시작했죠. 조각칼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고 커터칼도 제대로 시판되지 않았던 때였으니까요. 그래도 용케 스프레이 페인트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었어요. 조각을 하고 나면 그 스프레이를 칠해서 완성시켰죠”


모두가 매료되는 ‘말’


올해는 갑오년 말의 해이다. 말은 예술가들이 좋아하는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신흥무기화, 부의 상징, 권력의 상징이었던 말의 신화적 요소는 그 질긴 생명력을 대변하는 측면이죠. 현대에 와서는 말의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이는 예술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느끼는 매력일 거예요. 미의 관점이 다를 뿐이죠. 씨익 웃는 얼굴이나 장난스러운 표정 등은 단순한 피사체가 아니라 성격이 녹아 있는 싱싱한 매력을 전해주죠. 모두가 매료되는데 작가들은 더 하지 않을까요? 이 아름다움을 어떻게 내 방식대로 소화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정정식 작가도 말을 소재로 한 판화, 그림, 테라코타 등 여러 작품을  작업했다. 그 중 ‘돈키호테’의 애마 ‘로시난테’라는 작품에 애착이 크다.

“예전에 모 방송에서 취재를 왔는데, 그때 즉석에서 작품을 만들기를 요청하더군요, 당시 제 아들이 막 군대에서 전역을 하고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하고 있던 때였어요. 여행 중 읽은 책은 꼭 제게 우편으로 보내주곤 했죠. 그 무렵 전해 받은 책이 '돈키호테'였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반드시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타이밍이 적절히 들어맞아 만들 수 있었던 '로시난테'가 기억에 남습니다.”


모두가 함께 하는 예술

지난해 12월 정정식 작가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한글교실을 열었다. 장소는 아산의 ㈜승정(대표 구자춘)이라는 제조업체다.

이곳에 친구 다낭, 코코, 씽큰, 마카라, 나리, 다비, 디나, 맨트크, 보코가 있다.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국적도 다양한 친구들에게 정정식 작가는 한글을 가르쳐 주고 있다.

“한글을 가르치지만 친구라는 표현이 맞아요. 한글과 한국문화를 이야기 하고 놀죠. 한글교실이 끝나면 기타교실도 열고 있어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언어 뿐 아니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있어요. 이러한 괴리감, 문화의 벽을 깰 수 있는 방법이 음악이라고 생각했죠. 나중에는 친구들이 원하면 미술도 함께 할 생각입니다.”


우리 곁에 언제나 함께 하는

정정식 작가가 운영하는 화실 ‘우석재’(http://www.jschung.com)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우석재’에서 그림을 배우는 회원 대부분이 여성작가 등용문에서 입상했기 때문.

“미술은 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아닌 위로가, 기쁨이, 친구가 될 수 있어요. 미술선생은 이러한 부분을 회원스스로가 찾게끔 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정정식 작가는 미술사에 길이 남을 명화만이 예술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 머무르며 있는 듯 없는 듯 공기처럼 바람처럼 속삭이는 모든 것이 예술이라고 말한다.

“현대인들은 자고 일어나 눈 뜨면서부터 미술과 함께 합니다. 누워 있는 침대부터 이불까지 디자인이 아닌게 없어요. 우리는 항상 미술과 함께 살고 호흡하고 있답니다.”

공훈택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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