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정형외과 김기철 교수.
55세 이 모씨는 특별한 외상없이 발생한 지속되는 양측 고관절(엉덩관절) 부위 통증으로 내원했다.
처음 증상이 나타났을때는 진통제만 먹으면 호전돼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악화돼 결국 병원을 찾았다. 신체검진상 고관절 움직임에 통증으로 인한 심한 관절운동의 제한과 걷기 힘들 정도의 동통을 호소했으며, 촬영한 방사선 사진 및 MRI(자기공명영상검사) 결과 ‘양측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진단됐다(그림 1). 병력을 청취하니 환자는 애주가로 매일 소주 두 병 정도를 마셨음을 알 수 있었다. 이미 병은 진행된 상태로 좀 더 진행된 좌측 고관절(엉덩관절)에 대해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을 시행했다(그림 2).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무슨 질병인가?
대퇴골은 크기에 비해서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의 수와 크기가 매우 작아서 다른 부위에 비하여 혈액순환이 취약하여 대퇴골두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에 장해가 발생하면 대퇴골두가 괴사되는데, 이것을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라고 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지나친 음주를 하거나, 피부병과 관절염의 치료에 쓰이는 약제인 부신피질호르몬(스테로이드)을 다량 복용한 환자에서 흔하다. 주로 40~50세에 발생하는데 스테로이드성의 경우 20~30세에 많이 발생한다. 또 교통사고나 낙상으로 인한 대퇴골두 탈구나 골반골 골절 후에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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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
인공고관절 전치환술 |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통증의 부위는 대부분이 서혜부(사타구니) 부분이며, 동시에 엉덩이와 허벅지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간혹 무릎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지속된 통증과 관절연골의 손상으로 보행시 다리를 저는 파행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괴사된 대퇴골두가 체중을 지탱하지 못하고 주저앉으면 심하게 깨지게 되어 고관절(엉덩관절)의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운동범위가 줄어들게 된다.
어떻게 진단하나?
MRI, CT 촬영을 통해 초기에 진단할 수 있고, 진행이 많이 되었을 경우 X-ray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서브: 어떻게 치료하나?
괴사 부위가 작을 경우 정기적으로 X-ray를 찍으며, 외래를 방문해 관찰하고 괴사 부위가 진행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술은 절대로 먹지 않으며 금주해야 한다.
대퇴골두 괴사의 크기 및 관절연골의 상태에 따라 대퇴전자간 절골술 및 인공고관절 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음주는 명확한 유발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과거 우리나라가 빈곤해 밥 대신 막걸리와 술로 배를 채우던 과거에는 현재보다 더 많은 환자가 있었다. 여러 연구에서 누적된 음주량과 1회의 음주량이 많을수록 무혈성 괴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혹시 애주가로 술을 사랑하는 분들 중 고관절에 불편감이 있으면 정형외과를 방문해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건강을 위해 금주를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