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에만 의존하는 영세한 업체
아산시의 경제 악화로 인해 대두된 것은 관급공사다. 영세업체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은 관에서 나오는 공사를 따내야 어느 정도 생계가 유지된다.
이러한 결과 생기는 문제점은 업체가 일부 시의원, 공무원이 연결되지 않으면 공사를 딸 수 없다는 속사정과 영세한 기업이 계속 영세할 수밖에 없다는 것.
업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외부업체와 경쟁이 돼야 하나 비교 대상이 지역밖에 없다보니 인지상정으로 봐주기도 하고 차례대로 공사를 주기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주선해 준다며 일부 시의원들은 공무원에 청탁하는 사례도 있다. 최근에도 이같은 일이 발생, 자치단체 시의원에 나서려고 했던 S 모씨가 출마를 포기한 예도 있다.
아산시의 관급공사는 98년 1백76건 80억9천9백만원, 99년 1백83건 80억9천9백만원, 00년 1백45건 62억2천6백만원으로 줄었다.
99년부터 2000년까지 설계변경으로 인해 증액된 공사금액만도 30억1천여만원에 이를 정도다.
관급공사로 파생되는 문제점은 예산낭비, 부실공사 및 규격미달 제품 구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신뢰 위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관급공사가 타당한지 정책의 효과성과 공평성에 대해 시민들에게 의심을 품게 한다.
관급공사를 일컬어 모 인사는 “물고기 밥 주기”라고 설명한다. 관급공사를 줄 때는 모여들었다가 먹이가 없어지면 뿔뿔이 흐트러진다는 것이다.
관급공사는 경쟁방법과 수의계약으로 나뉜다. 경쟁은 일반경쟁하거나 지명해서 몇 개의 업체만 하거나 제한적으로 하기도 한다.
또 수의계약은 일정정도의 자격이 되면 시에서 지정해 주기도 한다. 항상 문제는 수의계약에서 드러나고 있으나 이제는 경쟁방법에서도 몇가지 우려점이 노출되고 있다.
현재 수사 중인 S시의 경우 경쟁 대상자가 없어 공무원들이 옛날에 올려놓았던 공사신청서를 경쟁업체로 참여했다고 올려놓고, 이중 거짓 보고서가 올라간 곳이 되면 전화를 해 다른 업체에 공사를 주도록 하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청렴한 관급공사
시민단체들은 관급공사의 올바른 참여를 위해 주민명예감독관제와 용역과제 사전심의위원회를 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아산시도 주민명예감독관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활동이 없다. 주민명예감독관제는 공사현장에 해당지역에 사는 주민을 선정해 감독하도록 하는 제도다. 또 용역과제 사전심의위원회는 아산시도 99년 11월에 제정한 바 있고 활발한 활동 중에 있다.
그러나 이들 구성이 공무원 4인, 시의원 3인, 교수 1인, 관련업체 1인으로 되어 있는 등 시주도가 많아 견제할 수 있는 등 시의원 및 교수 참여를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급공사의 파행을 없애기 위해 서울시는 청렴계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업체와 담당자간에 공사기간 동안 일체의 뇌물이나 부정을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입찰에 들어가는 것이다.
또 한가지 민선이 해야 할 일은 영세기업을 그대로 영세하도록 놔두면 안된다는 것이다.
부천시의 경우 영세업체의 부실한 경영은 경쟁력 약화로 보았다. 관급공사를 지역업체가 따도록 조례가 제정돼 있지만 이를 고쳐 일정정도의 외부업체 참여도 유도했다.
이로써 더 이상 영세한 업체가 이권 때문에 개입되는 것을 막고 경쟁력을 높여 품질 향상과 자정적인 공사현장 감독에도 일조했다.
인사권한은 모두 시장에게 있지만
민선행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라고 공직자들은 입을 모은다.
인사행정만 잘 해도 아산시의 경우 안정된 모습을 갖출 수 있다는 견해다.
현재 아산시의 인사행정은 연공서열 순이다.
연공과 서열에 따라 직급이 결정된다. 시장의 의견에 따라 전진배치 되기도 하고 발탁인사가 나오기도 한다. 이 경우의 장점은 공직사회가 안정된다는 점이다. 공무원이 줄을 서지 않아도 서열로 결정되기 때문에 안정될 수 있다. 반대로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순서대로 승진하기 때문에 복지부동한 공직사회가 된다.
서울시는 이같은 점을 막기 위해 3배수의 경쟁을 벌인다. 1개의 과장 자리가 있다면 3명이 이 자리를 두고 경쟁해 과장승진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무원은 능력위주에 따라 진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무원이 시험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실무행정을 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무원 활용을 제대로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 젊은 공무원이 대거 등용될 수 있으나 경험 부족으로 행정 순리를 거스르게 된다는 지적이다.
부천시의 경우 연공서열과 3배수 시험을 함께 병행하고 있다. 만약 3석의 과장자리가 생긴다면 두 개는 연공순으로 하고 한자리는 자격이 되는 세 사람과 그 외에 신청자에 한해 시험을 보아 차지하게 된다. 연공이 빠른 사람에게는 안정적인 자리를 주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경쟁을 붙여 뽑는 것이다.
현재 아산시 공직사회는 인사행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공직이 안정되지 않으면 아산시민의 안정도 없다. 또한 시장 중심적인 인원배치는 다른 공무원으로 하여금 또 줄타기를 하라는 권고밖에 되지 않는다.
안정적인 인사행정도 민선 3기에는 꼭 이뤄져야 할 과제다. 인사행정과 관련 금품수수로 얼룩져 민선2기를 마감한 이길영 시장의 과오를 씻을 수 있는 길이 있다면 혁신적인 민선 3기의 인사행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