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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공예인들에게 관심을…

배영숙(52) 천안 한지공예작가

등록일 2011년07월2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한지로 둘러입힌 인형이 가게에 들어오는 손님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고 있었다. 우아하고도 단아한 한복. 쪽빛치마의 푸르름이 땡볕더위를 한 움큼 씻어준다. 멋스런 한복이 자태마저 곱게 하는지, 고운 자태가 한복을 멋스럽게 하는지 알 길이 없다.

남파오거리에서 배영숙(52·한지공예작가)씨가 운영하는 ‘작은 인사동’은 가끔씩 단골손님들의 발걸음이 오갔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잘되는 가게가 얼마나 있을까. 그저 생활을 이어가는데 만족할 수밖에.

천안에서 ‘공예가’로 사는 것이 그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공예가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협회도 없고, 그렇다고 공예대전 같은 것도 없다.

“천안에도 예전엔 공예경진대회란 게 있어 우리들에게 힘이 됐었죠. 내 사는 지역사회에서 일년에 한번이라도 출품에 참여하는 것, 그리고 내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해보는 것은 즐거움이었어요. 그런데 그게 왜 없어졌나요?”

공예경진대회만 생각하면 ‘우울모드’로 변한다. 다 우리가 부족해서겠지 생각하지만, 시행정에 괘씸한 생각도 든다. 공예가들이 뭔가 매달릴 수 있는 ‘꺼리’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머리에서만 뱅글뱅글 돌던 생각이 ‘삼거리아트마켓’에 참여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대부분 공예가들이 참여한 아트마켓에서 마음에 맞는 동지들을 만난 것이다.

삼거리아트마켓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 얽혀 점차 쇠락했지만 그 실험성은 참여자들의 마음에 살아있다. ‘삼거리공원의 예술상설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취지의 순수성이 오해되고, 방식에서 부딪치는 갈등 들은 사소한 것들이다.

“우리끼리 천안공예협회(대표 배영숙)로 이름짓고, 한달에 한번 만나고 있습니다. 아직은 10명 뿐이지만, 또한 모여도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정도지만 뭔가 해보겠다는 열의로 가슴이 뜨겁습니다.”

배영숙씨의 작품 지난 8일부터 5일간 천안시민회관 제1전시실에서 이들끼리 ‘여름이 전해주는 공예전’을 열기도 했다. 여기에는 도자기, 천연염색, 한지공예, 폴리머클레이, 초크아트, 비즈, 리본공예, 맥간공예, 컨츄리톨페인팅, 한지인형공예 등 회원들의 다양한 공예작품들이 쏟아져 나와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이들은 세가지 목적에 공감한다. 첫째는 공예인들의 화합된 장을 만들어 진짜 공예협회가 운영되기를 희망하고, 둘째는 천안에 어울리는 (관광)기념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셋째는 삼거리아트마켓을 통한 삼거리공원의 예술문화 활성화다. 기념품 개발에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도 깨닫는 요즘이다. 한가지 덧붙이면 공동작업장도 있었으면 하는 것.

“삼거리공원이 예술로 북적이면 얼마나 멋질까요. 예술인들과 일반인들이 소통하는 문화가 매일같이 벌어진다면… 그야말로 꿈이라도 좋을 거예요.”

남파오거리 농협 맞은편에 위치한 배씨의 가게이름은 ‘작은 인사동’. 천연염색 우리옷(개량한복) 전문점이면서 한지에 대해서는 판매부터 체험, 제자양성까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여하튼 우리는 천안공예인으로 자긍심을 갖고 열심히 할 거예요. 시행정이나 천안의 문화예술인, 그리고 일반시민들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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