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돌길 자율노상주차장 운영 1주년
봉명동 차돌길(서부파출소∼농협)의 ‘자율노상주차장 운영 1주년’을 맞아 24일(금) 해당 상인들의 조촐한 행사가 있었다.
이날 오후 6시 충남가구 옥상에 모인 1백여 상점 회원들은 자율운영 1주년을 자축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처음부터 이 일을 주도적으로 맡았던 백순권 차돌주민자율 주?정차위원장은 “장기주차비, 임시정차 유료비, 손님대납비 등 상가당 적어도 연간 백만원의 혜택이 있었다”며 “상인과 시의 단합된 노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나 1년을 마감하는 시점에서 ‘장기차량 증가’ 문제는 이들 상인들이 새롭게 풀어나가야 할 과제. 며칠씩 주차해 놓는 장기차량의 증가는 이곳 자율운영에 심각한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21일(화) 이곳 조은숙(30·대동타일?)씨는 “지금 요앞에 빠져나가는 차도 며칠째 세워놓고 있던 차”라며 손짓.
시는 지난해 2월 교통소통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유료화를 밝혔으나 ‘상권침체’를 우려하는 상인들이 단합, 자율적으로 교통질서를 회복하겠다는 약조에 따라 그동안 무료주차장으로 운영돼 왔다.<본보 2001년 2월17일자>
자율운영의 골칫덩이 ‘장기주차차량’
“시의 유료화는 청천벽력이었죠. ‘유료화하면 상권이 죽는다’는 생각에 이곳 상인들이 내세운 대안은 자율 운영이었습니다.”
시의 유료화 입장에 백순권 차돌위원장은 반발하는 대다수의 상인들을 규합, 시와의 협의끝에 ‘이후 주차질서 문란시 유료화 검토’란 조건부로 관내에서는 유일한 ‘자율관리’를 끌어냈다.
이후 이곳은 1백명 넘는 회원들에게 매월 2만원씩 걷어 두 명의 주차관리원을 두었다. 지난해 전국체전때는 두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추가로 두어 교통흐름에 문제가 없도록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으며, 때때로 현수막을 걸어 자율운영에 대한 시민 협조를 구했다. 또 1년 결산을 하면서 일부 회비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쓰여졌다.
그러나 차돌 위원회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는 “기대치 미달”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가게 앞 지장물 설치 등의 상인 우선주의라든가 주차관리의 부실함 등을 지적한 것. 시 교통과 최성진씨는 “유료화를 통한 관리보다는 미흡한 게 사실”이라며 좀 더 희생적인 운영관리에 노력을 당부했다.
이곳의 뜨거운 감자는 장기주차 차량.
모상춘씨는 “언제부턴가 이곳이 역전 주차장이 돼 버렸다”며 “기차 이용객들의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등 며칠 이상 대놓는 장기차량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차돌 위원회는 30% 가까운 차량이 장기주차 차량일 것이라고 말한다.
이곳 95면의 주차장에 장기주차차량이 늘면서 “돈내는 사람 따로 있고 차 대는 사람 따로 있냐”는 푸념섞인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백 위원장은 “우리 이익만 고수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한 두시간은 괜찮지만 한나절, 또는 그 이상의 장기주차는 이곳의 형편에 맞지 않는다. 비록 무료주차장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체계가 있다. 우리에게 법적 제제도 없는 상황이지만 ‘상식이 통하는’ 범위 내에서 이용되길 바란다”고 전체 입장을 대변했다.
21일(화) 차돌위원회 몇몇 임원과 시 교통과 직원은 자율운영 1주년에 대한 평가의 자리를 마련했다. 주차장 주민자율운영은 선진 교통문화임을 공감한 가운데 서로간에 부족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