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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규(천안 사랑의 호스피스 회장)-누구나 베풀 수 있는 건 사랑뿐

등록일 2002년05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백명 넘게 평안한 죽음 베푼 2년반, 후원자 손길 기대 점심때가 다가오자 심석규(남천안제일의원) 원장은 내심 조바심을 낸다. 아침부터 쉴 틈 없이 환자를 맞았지만 아직도 몇 명의 환자가 대기하고 있다. 평상시 의술보다는 인술을 중시하며 친절하게 대했던 고객들인데 ‘안절부절.’ 시간은 벌써 12시 1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10여분 넘긴 12시 40분이 되자 가까스로 몸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원장이 곧바로 달려간 곳은 구성동 산기슭에 자리잡은 평안의 집(호스피스 부속건물). 그곳엔 5명의 암 말기환자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을 위로하고 이리저리 살펴 치료한 후 이마에 흐르는 땀을 의식했는지 그때서야 닦는다. 오늘따라 배고픈 터에 먹을 것을 찾아보니 마침 죽 한그릇. 그것이라도 맛있게 뚝딱 비우고 사무실로 서둘러 와보니 점심시간을 15분이나 넘겼다. 남한테는 “15분 늦은 게 뭐 어때” 할 지 모르나 그의 직업상 보통 죄송한(?) 일이 아니다. 그를 찾은 환자들이 15분을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심 원장의 일상은 시계가 똑딱거리듯 매일 이같은 일이 반복된다. “하고 싶어하는 일인 걸요. 조금이라도 불평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죠.” 그가 고생을 사서 시작한 지는 99년 10월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천안 사랑의 호스피스’를 창립하고 회장이 되며 시작된 고생이었다. “처음 호스피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글쎄 무관심이랄까 아님 냉대라고 할까… 아무튼 실망이 되기도 했죠. 그러나 나 혼자라도 한다는 고집을 갖고 출발했죠. 호스피스는 의료기술과 함께 기독교적 구원을 전파하는 것이 주된 봉사임무이기에 나로부터 봉사가 시작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어요. 그런데 하나 둘 도움주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어 너무 고맙고 기쁘기만 합니다.” 호스피스 무료봉사, 전국 3번째 전국에서 60∼70여개의 호스피스가 활동하고 있지만 그중에도 죽음을 목전에 둔 환자들을 1백% 무료로 헌신봉사하는 데는 용인 샘물의 집과 춘천 기쁨의 집 말고는 천안호스피스 뿐이다. 물론 이외 병원형태로 운영하는 호스피스가 3군데 정도 있어 병원의 병실을 임대해 환자에게 무료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천안 호스피스는 지난해 5천여평 부지에 평안의 집을 마련했다. 그것도 심 원장의 순수한 물질적 희생에서 비롯됐다. 환자 10명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후 3명이 평안의 집을 통해 소천했으며 현재 5명이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천안사람 중에도 호스피스를 이용해야 할 사람들이 있겠지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오히려 외지인들이 찾아들고 있다. 지금 평안의 집엔 서울, 의정부, 충북, 강원도, 대전에서 5명이 손님으로 이들의 따뜻한 손길을 받고 있다. 천안 호스피스가 점점 지역사회에서 안정된 기반을 구축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부족한 것은 열악한 재정이다. “평안의 집엔 유급 간호사와 음식을 만드는 이가 필요해요. 그리고 간호사의 경우 2교대나 3교대를 할 수 있어야 하니까 그만큼 재정이 필요하게 됐죠. 지역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요구됩니다.” 그의 꿈, 1라운드 참패 심 원장의 어렸을 적 꿈은 고아원 설립자였다. 그리고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을 설립, 운영하는 것. 심 원장은 2년 전 그 꿈의 일환으로 사랑의 호스피스를 세웠고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일해왔다. 그러나 얼마전 자신의 순수한 꿈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전 몰랐어요.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려면 먼저 ‘큰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요. 얼마전에야 저는 초기시설비의 50%는 법인에서 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죠. 그동안 5천여평의 부지와 평안의 집을 마련하는데도 부담을 갖고 있는데, 아직 3억5천만원 이상의 시설비가 더 필요하다는 말이죠. 처음부터 알았다면 시작하는데 좀 더 신중했을 겁니다.” 이제 심석규 원장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독지가’다. 사심없이 좋은 일을 하는데 절실하게 협력자가 필요해졌다. 이 세상에 사람 살리는 일만큼 보람된 게 평안히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것 그리고 그 유가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위안하고 배려하는 일, 바로 호스피스의 일이 아니겠냐고 심 원장은 말한다. “앞으로 사회복지법인 시설을 운영할 수 있다면 가족들에게 짐이 되는 치매환자들, 뇌졸중 환자들, 그리고 대부분 암 말기환자인 호스피스 환자들을 무료로 돌보는데 남은 여생을 바치고 싶다”는 심 원장의 순수한 마음이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지길 바라본다. 문의 ☎573-4384 개인 월1구좌(5천원), 단체 월1구좌(1만원)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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