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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렵꾼에 죽임당한 야생너구리

119 구조대 노력 불구, 밀렵꾼 설치 올가미에 너구리 희생

등록일 2001년04월1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야비한 밀렵꾼들에 의해 야생 너구리 한 마리가 죽임을 당했다.

지난 9일(월) 오후 6시경 천안소방서(서장 이재화) 119구조대는 죽음에 처한 너구리를 구했으나, 너구리는 다음날 아침 조용히 눈감았다.

지난 9일(월) 오후 6시경 주민신고로 119구조대가 출동한 곳은 구룡동 해태음료 울타리. 구조대가 찾아간 현장엔 너구리 한 마리가 목에 올가미가 걸린 채 몸부림치며 신음하고 있었다.

구조대는 안타까움에 인명구조 못지 않는 신중함과 민첩함으로 너구리를 안전하게 구조했지만 이미 올가미는 너구리의 질긴 살갗을 깊숙이 파고든 것. 이 너구리는 곧바로 시 산림과를 거쳐 시 지정동물병원인 열린동물병원(병원장 오희용)으로 인계돼 수술에 들어갔다.

오희용 수의사는 “올가미가 옭죄며 목부위를 상해, 염증이 생긴 상태로 너구리는 염증을 도려내는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수술 후엔 먹이는 안 먹었지만 돌아다니며 공격성도 표출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고.

그러나 다음날 아침 너구리는 신고자와 119구조대, 산림과 직원, 수의사의 노력을 외면한 채 죽음을 맞이했다.

시 산림과 김상구씨와 오 수의사는 사인에 대해 “스트레스성”이 아닐까 추정했다. 동물들은 스트레스에 상당히 민감하다. 특히 야생 너구리의 경우 며칠을 굶은 배고픔, 살갗을 파고드는 올가미로 인한 고통, 낯선 사람들과 낯선 환경, 수술 등을 겪으며 결국 극복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것.

너구리는 지난 11일(수) 촉촉히 비내리는 오후, 태조산 성불사 근처에 묻혔다.

천안소방서 방호구조과 최용호씨는 “치료 후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랐는데 가엾다”며 “파렴치한 밀렵꾼들로부터 야생동물이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주민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천안소방서는 지난 3월 청룡동 한 세차장 지하정화조에 빠져있는 개를 구조하는 등 지난해 20건에 이어 올들어 5건의 동물구조활동을 벌였다.

천안소방서 방호구조과 신영철 담당은 “본격적인 봄철에 접어들면서 벌들의 분봉이 이어져 벌집 제거를 요구하는 신고가 많아질 것”이라며 “이를 대비, 소방서 구조대는 벌집제거용 장비를 점검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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