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영(60·성환 미륵사복지회 회장)씨는 지역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특히 그가 사는 4개 북부지역인 성환, 직산, 입장, 성거지역은 ‘그 모르면 간첩’이라는 예전 유행어 문구가 그의 수식어로 적격이다. 만일 그를 모른다면 그의 아버지를 꺼내 놓아라. 그의 아버지는 성환에서 서당을 운영, “50대 이후론 다 글공부 제자”란다.
홍 회장의 지역봉사는 30년이 훌쩍 넘었다. 소리소문 없이 이웃을 돌아보는 사이 벌써 강산이 세 번 바뀌었으니, 가끔씩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보면 동면 행암리의 도명스님 말처럼 인생을 일컬어 “풀잎의 이슬같은 것”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그가 그동안 펼쳐왔던 지역봉사를 일일이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그중에 몇가지 예만 든다면 한방병원 의료진과 함께 지역현장에서 무료진단을 해주던 일, 무의탁 노인 등 경로잔치를 벌인 일, 육아시설이나 장애인 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던 일 등이다.
“98년도인가 백석동에 있는 구생원(정신질환자 요양소·현재는 동면에 위치)을 방문했는데 전깃줄에 앉아 비맞고 있는 참새들처럼 환우들이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을 보게 됐죠. 안쓰러운 마음에 즉시 당시 내복 하면 알아준다는 보온메리로 남녀 각 백벌씩 구입해 전해주기도 했죠.”
홍수영씨는 미륵사 복지회원들과 1만5천여평의 부지를 구입, 복지원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도 각종 봉사활동에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복지원을 통해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겠다는 꿈을 실현시키고 있는 단계다.
“봉사라는 걸 오랫동안 하다 보니 이젠 제 생활이 됐습니다. 담배를 피워오던 사람이 끊기도 어려운 것처럼 몸에 배인 봉사에 남은 인생도 기꺼이 사용해야죠.”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홍 회장은 불분명한 말에 대해서는 전화로도 누차 확인하는 등 ‘정확한’ 것이 체질화돼 있었다. 사소한 것에도 요모조모 설명해 주는 친절함 속에서 그의 그동안 행적이 고스란히 비쳐졌다.
그는 문득 “복지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쌀이 10가마”라며 “이번엔 지역 내 가엾은 아이들에게 요긴하게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지난번 시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12년된 차를 아직도 애지중지 하며 타는 모습이 소개되기도 한 홍수영 회장과 미륵사 복지회원들의 참 봉사정신을 실천해가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