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 하나로 지구를 돌고 싶은 사람. 박창재씨(천안시 쌍용동).
운동하고 싶지만 별다르게 운동할 수 있는 기구가 없어 시작한 줄넘기로 이제는 명실공히 한국줄넘기협회까지 창립해 놓고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보통 줄넘기하면 빨리 두 번 넘기, 한발로 넘기 등이지만 박창재 회장이 개발한 줄넘기만도 서른가지가 훨씬 넘는다. 보통 한사람이 하는 줄넘기가 아닌 두사람, 네사람까지도 즐겁게 놀 수 있는 줄넘기를 개발했다.
박창재 회장은 “줄넘기를 하다보니 자꾸 재미난 발상이 생각되고 다른 나라의 것도 보게 되어 지금은 줄넘기 박사가 됐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지난 12일(화) 오후 모처럼 박창재 회장은 쌍용초등학교에 다니는 3·4학년 제자들과 천안종합운동장을 찾았다.
두명이 돌리는 사슬줄넘기를 선보였다. 두명이 나란히 선 뒤 한손은 앞쪽으로 줄을 돌리고 한손은 뒤쪽으로 손을 돌리는 것으로 얼핏 봐도 줄이 꼬이기 십상이지만 아이들은 줄넘기를 하는 동안 신이 난 듯 웃기에 바쁘다.
제자들이 노는데 스승이 가만히 있을쏘냐. 박 회장도 제자들이 잡은 줄 사이에 곤봉을 들고 선을 보이는가 하면 제기를 차기도 한다.
박자를 잠시라도 놓치면 줄넘기는 회초리가 되어 등짝을 친다.
박창재 회장은 “줄넘기가 운동이기전에 과학이고, 음악이고, 리듬이다”며 줄넘기 철학을 말했다. 배고픈 시절 달리 놀거리가 없어 시작한 줄넘기는 이제 말레이시아, 일본, 중국 등의 국제적인 다양한 줄넘기까지 혼합해 박창재 회장 손에서 예술로 재창조되고 있다.
93년부터 줄넘기 강습회를 최초로 시작해 지금은 천여명 정도가 기본 줄넘기를 배워갔다. 줄넘기 의장등록은 물론, 줄넘기 교과서도 쓰고 박 회장의 줄넘기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이렇게 많은 줄넘기에 대한 특허와 각종 자료 등은 내세우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줄넘기를 사랑하고 자신의 몸을 아낄 줄 아는 젊고 발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벌써 두시간이 넘도록 줄넘기를 했지만 그의 얼굴에 땀방울도 맺히지 않는다. 이 정도야…
예순이 넘는 나이에 11살 제자들보다 더 건강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함께 해보자고 박 회장은 싱그러운 미소를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