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 허 전(신안동)·사진 시의원은 요즘 심기가 불편하다. 시청사 불당동 이전문제에 있어서 그동안 한쪽으로 ‘편들기’ 보다는 중립적 견지에서 시각을 가졌던 그는 ‘그때 그때 문제점’을 지적하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어느 편도 아닌 중립노선을 걷게 된 허 의원. 그러나 요즘은 반대의원들에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을 느낀다.
얼마 전 시청사 불당동 이전 문제로 의회는 또다시 찬반으로 나뉘었다. 지난해 12월 이전 예산이 의회에서 의결됐지만 일부 의원들이 절차상 문제를 들어 법적 대응으로 나선 것이다. 허 의원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이렇듯 법적 공방으로 치닫는 것은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들이 정치적 수단 등으로 벌이는 싸움에 끼여들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
그러나 최근 소를 제기한 서류에 번듯하게 자신의 이름이 맨 마지막으로 들어가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내 의사를 전혀 묻지도 않고 은근슬쩍 포함시킨 행태에 실망이 크다”며 분개했다.
“그들 몇몇에게 전화를 걸어 화도 냈죠. 이같은 행위는 사람을 무시하는 처사 아니겠어요.”
허 전 의원은 의회 사무국을 통해 소를 제기한 원고에서 내 이름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원칙에 대한 명분을 놓고 벌이는 싸움이라면 그 과정은 당연히 민주적인 원칙에 근거해야 하는데도 불구,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에만 생각이 머무는 현실이 허 의원에겐 영 속상한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