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생원(천안정신요양원·동면) 근무를 하게 된 서현옥 간호사. 그녀는 환우들과의 첫 대면에서 “해맑은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서 간호사뿐만 아니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구생원은 더이상 과거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 아님을 느낀다. “많이 변했어요. 뭐랄까. 동굴 속과 밖의 차이라고 보면 될까요. 시설이 좋고 나쁨을 떠나, 환우들의 밝은 모습이 시설의 어떠함을 자연스레 알려주거든요.”
구생원이 이렇듯 변화일로를 걸어 안정된 복지시설로 자리잡기까지는 김흥래 원장(사진)의 운영철학이 곳곳에 가미되었다는 평이다. ‘환우를 가족처럼’이란 원훈에서 보여지다시피 “환우와 우리는 하나”라는 개념이 구생원의 주춧돌이 되고 있다.
올해들어 구생원은 23쪽의 회지를 창간 발간했는데 창간호 표지에도 ‘우리하나’라는 제목이 또렷이 박혀 있다. 김 원장은 “정신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이 무관심을 낳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이들과 똑같은 하나의 인간임을 자각할 때에야 비로소 장애없는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생원이 그동안 변화를 추구한 예는 다양하다. 매듭공예, 화분장식, 인형뜨기 등의 취미활동을 비롯해 시장보기, 목욕탕 이용하기, 야외나들이, 등산대회 등의 사회적응훈련도 활발하다. 지난 제82회 전국체전에서는 9명의 환우가 자원봉사에 참여, 봉사자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했다.
야외영화제를 개최, 지역주민들과 함께 영화관람도 했으며 국악공연, 서울대공원, 만리포 해수욕장 등에서도 좋은 추억을 남겼다.
구생원은 할인된 가격으로 이번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입장표를 구입, 꽃구경 계획도 세우고 있다. 4일(월)엔 척사대회도 가져 가격은 저렴하지만 푸짐한 상품을 마련해 하루를 즐기기도 했다. 구생원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족구대회는 자주 펼쳐지며, 흥을 돋우기 위해 통닭 등을 우승상품으로 걸어 호응이 높다.
이철호(42·성정동)씨는 “구생원을 방문하면 늘 원장님을 비롯해 직원들의 상냥한 웃음과, 원우들의 반가운 인사를 받을 수 있다”이라며 “한마디로 ‘밝은 시설’의 이미지가 정착되고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김흥래 원장의 밝은 미소가 구생원의 밑천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