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희 알코올 강사는 일주일 중 이틀을 임마누엘 쉼터에서 강의한다.
시민데이트/알코올 강사, 지독한 중독경험으로 치유강의 인기 ‘솔솔’
‘알코올중독자가 알코올중독자를 치료한다’면 웃을 일이다. 하지만 알코올중독자였던 사람이 알코올중독자를 치료한다면 효과만점 아니겠는가.
안성희(한국기독교알코올문제연구소장?56)씨는 심한 알코올중독자였다. 그는 중앙지 기자를 비롯해 월간지 편집국장, 소설가, 극작가, 대학원 출강 등 많은 이력을 자랑했지만 쌓인 스트레스 속에서 자연스레 ‘애주가’가 됐다. 그리고 점점 정도를 넘어 주(酒)사부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술에 심취했고, 손이 떨릴 때마다 술로 달래는 금단현상의 선을 넘어섰다. 결국 술을 마시다 방광까지 터져 병원신세를 져야 했던 과거.
그는 결국 5년간의 벼랑 끝에 선 고통에 신음하다 ‘정상에 가까운’ 사람으로 돌아오게 됐다. “알코올중독자가 되어본 사람만이 중독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그는 자기의 경험과 이론적 지식을 습득,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알코올강사’로 다시 태어났다.
안씨는 지금 당장 알코올중독으로부터 치료받아야 할 사람이 1백50만명이라고 추정했다. “사람들은 결코 알코올중독자를 ‘병든 환자’로 보지 않는다. 사회는 이들에 대해 비인격적, 비윤리적 취급을 하면서 마치 세상에서 영원히 격리돼야 할 악으로 단정한다. 물론 이들이 가족과 그 이웃에게까지 미치는 악영향은 심각”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병든 환자일 뿐이다. 사람과 병을 따로 봐야만이 근본적인 치유의 길이 생긴다”고 안씨는 당부했다.
안씨는 천안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가겠다”는 다짐에 따라 그는 매주 목요일 천안 임마누엘 알코올중독자 쉼터를 방문하고 있다. “임마누엘 쉼터는 내가 아는 전국 어느 곳보다도 열린 쉼터로서의 이상이 실현될 수 있는 곳이다. 이영철 원장이 열린 사고를 갖고 있는 만큼 이곳 쉼터는 애착이 가는 곳”이라고 피력한다.
그래서 안씨는 특별히 목요일 하룻밤을 자는 ‘이틀강의’를 통해 쉼터 가족들의 치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실은 알코올중독자에 대해 격리를 최선책으로 삼고 있다. 정부도 마땅한 치유?대책 프로그램이 없으며, 시설들은 철조망을 높이 치고 보호자가 원하는 대로 이들 환자들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고 있는 처지.
“천안지역사회도 알코올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당사자는 자신의 상태를 신중히 판단하고, 가족들과 함께 치유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하루 늦어지면 그만큼 위험한 암처럼 알코올중독도 마찬가지다.”
안성희씨는 작은 음식점을 운영해 생활고를 타개하는 부인을 도우며, 이름없이 알코올 강사로서의 사명봉사에 열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