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여있는 물이 썩듯이 사람도 이와 같지 않겠습니까.”
25일(화) 천안범시민회의 회장이 바뀌었다. 그동안 시청사 불당동 이전 반대 최일선에 서왔던 천안범시민회 유종성 회장은 이같이 말하며 이봉기(63?문성동) 회장 체제로 바통을 넘겼다.
“체질적으로 맞지 않은 자리”에 부담감을 안고 있던 유 회장은 40여년동안 교육자임을 강조하며 또한 지역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거센 투쟁의 맨 앞에 서 있었다는 자체만으로 곤혹스러웠음을 피력했다.
26일(수) 오전 11시. 유 회장이 원장으로 있는 유량동 양지유치원 교무실. 아직 방학의 끝무렵에 걸려 난로만이 온기를 전할 뿐, 고즈넉했다.
유 회장은 그동안 부딪혔던 사람들과의 관계에 불편함을 느꼈던지 이 시장과 세명의 시의원에 대해 “사감은 없다”는 말을 꺼냈다. 특히 세 의원들에겐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와 범시민회가 주장하는 시청사 ‘불당동 이전 반대’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논리를 발휘, “시각적 차이라지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발상”이라며 한참을 힐난했다.
“시의 논리에는 모순점이 많습니다. 또 이를 지적하는 이나 단체도 없습니다. 문제의식을 갖고 시를 바라보는 파수꾼이 과연 있습니까. (시청사 이전과 관련) 제 역할을 못하는 의회와 각 시민단체들 때문에 우리 범시민회가 결성된 것 아닙니까.”
유 회장은 지난해를 일컬어 “애향심을 가진 사람들 가슴이 못박힌 해”라는 말로 그동안의 범시민회 활동에 대한 안타까움을 정리했다. 또 일부 시민단체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은 정부지원을 받아서일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 “범시민회는 앞으로도 재정에 대한 압박을 겪을 지라도 정부 수혈은 안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종성 회장은 시의원 출마에 대해 고심이 크다고 토로했다. 1대때도 출마경험이 있는 그는 유권자들이 돈쓰는 사람보다 일할 사람을 뽑는 풍토가 조성돼야 하지 않겠냐며 “의식구조가 바뀌지 않고서는 출마의지도 불투명”하다고.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을 들을 나이에 유종성 회장의 원칙적인 천안사랑의 열정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