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규(사랑의 호스피스)회장이 평안의 집 환우를 성심껏 치료하고 있다.
현재 평안의 집에는 한명의 환우가 죽음을 맞고 있다. 당진에서 맡겨진 그의 정확한 병명은 모른다. 병원측 말로는 버거씨병과 알콜성 간질환, 다발성 욕창, 패혈증에 치매 증상까지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만 판단하고 있다.
그가 이곳 평안의 집으로 온 지는 한달여. 찾아들땐 곧 소천할 것 같더니 오히려 욕창 등은 새살이 돋아나는 등 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 한사람을 위해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회원들의 노고가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복합증세를 보이는 그에게 남아있는 것은 ‘죽음’ 뿐이다. 그에게도 가족이 있긴 하나 생활고 때문인지 무심하기만 하다.
며칠 전부터는 몸이 음식을 거부, 앙상한 몸에 퀭한 두 눈만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들지만 이런 상황으로까지 몰고 가진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그에게 호스피스는 그나마 ‘안식처’다. 치료와 더불어 간간이 들려주는 천국은 그가 가보고 싶은 일말의 의지를 심어준다. ‘하나님을 믿으면 갈 수 있는 곳. 이 생이 나에게 고난만 던져주었다면 한번쯤 가보리라.’
이 세상이 마지막으로 던져준 선물이 호스피스라고 생각하는 그의 눈빛은 호스피스가 ‘천국의 안내자’라는 믿음을 더욱 더 확신하며 이들이 베푸는 사랑을 마음 따뜻이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