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든 몇번의 전환점이 찾아오며, 이를 잘 포착하는 삶이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가. 예민하지 않으면 기회를 알아차리기도 어렵거니와 변화없는 삶은 싫어하면서도 실상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고 보면….
단신의 체구에 정상길(45) 목사는 교회목회와는 다른 형태의 목회를 선택, ‘천국의 안내자’로 자처하고 나섰다.
죽어가는 사람의 영혼을 구원하고, 환자와 그 가족에게 심신의 평안을 가져다 주는 일. 그런 그를 주변에선 천안 사랑의 호스피스 전임목사로 부른다.
‘서울사람’인 정 목사가 천안에 정착하게 된 것은 우연한 인연 때문이었다. “서울 수유리의 한 개척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죠. 어느날 천안 단대병원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됐죠. 그는 천안에 사랑의 호스피스가 있는데 이들의 영적 담당자가 없다는 것을 얘기하며 특수목회를 제안했어요. 이 때문에 1년여를 고민에 빠졌고, 지난해 4월, 가족과 함께 천안땅을 밟게 됐죠.
”정 목사의 ‘1년 고민’은 그가 앞만 보고 달리는데 도움이 됐다. 호스피스 환우들에게 수족 노릇을 하며 틈나는 대로 병상일지를 작성해 널리 알리는 일, 자원봉사자들을 맞이하는 등 호스피스의 전체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일을 도맡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죽어가는 영혼들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알리고 천국소망을 바라보게 하는 것. “(하나님을) 믿지 않는 환우도 많아요. 죽음 앞에 선 이들의 영혼은 지극히 불안하죠. 그런 이들에게 하나님을 전했을 때 대부분 ‘평안’을 갖게 되는 것을 느낍니다.
영과 몸의 치료사, 호스피스는 이들에게 평안의 전령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정 목사가 지난해 4월, 천안 호스피스의 전임목사를 맡으면서 떠나보낸 사람들은 양 손가락을 다 꼽아도 부족할 정도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천국소망을 갖고 떠나는 것, 그것은 제 소망이기도 합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심신의 고통이 큰 사람들이 있다면 호스피스(575-1600, 555-1601)로 연락주세요. 돈 걱정은 마세요. 평안의 집에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내와 두 자녀, 그리고 정 목사의 새 정착지, 천안. 아직은 경제적인 문제부터 개인적인 일들이 정리되지 않았지만, 환우들에겐 완벽한 천국의 안내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기도와 명상으로 하루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