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첫기착지 조감도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아산신도시 개발계획이 실효성이 있는가. 정치논리에 의해 한번 휘몰아치는 바람이 아닌가 하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불확실한 믿음 속에도 2004년에는 경부고속철도가 완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어쨌든 개발은 될텐데 2004년까지 56만평 개발은 수월하겠지’ 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그러나 2006년까지 1백만평을 산업, 교육권으로서의 개발과 7백76만평의 주거환경, 업무기능의 개발이 될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주민요구, 건교부의 발표
건교부의 발표에 앞서 역세권 개발과 관련한 주민들의 요구는 빠른 개발이 되도록 할 것과 종합도시로서의 기능을 갖출 것이다. 또한 사업은 건교부로 이관되어 진행될 것 등이다.
무엇보다 아산?천안시민들이 한결같이 원하는 것은 조속한 개발과 함께 종합행정, 교육, 산업의 기능을 고루 갖기를 원하고 있다.
건교부는 그동안 56만평을 개발한다고 했으나 충남도는 1백만평을 개발해야 한다고 상반된 주장을 해오다 이번에는 건교부가 1백만평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이번 건교부의 발표 중 가장 큰 관심사는 건설교통부 등 11개 관공서 이전부분이다.
단순히 고속철도 역사만을 개발한다면 인구의 유입이 적어 역세권 주변의 몇곳만 개발되겠지만 건교부 등 산하기관이 들어선다면 신도시는 수도권의 인구분산 및 산업, 자급자족할 수 있는 도시로서의 발전이 가능하다.
건교부와 함께 이전할 것으로 알려진 산하기관은 대한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공사, 교통안전관리공단, 국토연구원, 교통개발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등 11개 관련기관이다.
2010년부터 입주가 이뤄지면 건교부 공무원 8백명과 관련기관 직원 1만5천명이 일자리를 옮기게 된다. 가족과 관련 기업 등까지 포함해 파급효과가 지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천청사와 대전청사 등 행정기관의 현재의 이전상황으로 볼 때 건교부의 이전도 쉽지만은 않다는 예측이다.
대전청사는 아직까지도 먼저 오기로 되어있던 산하기관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대전청사 안으로 오지 않고 있으며 이에 이곳 상가들도 울상을 짓고 있는 형편이다.
과천청사 등도 이전당시 많은 잡음이 있었음을 재차 확인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더구나 건교부의 발표는 계획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정대창 사무관에 따르면 “관련부처와 차차 대화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는데 실망감을 던져주고 있다.
◆역세권 개발
역세권 개발로 올해 상반기 중 본격화된다. 주택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게 개발계획 수립을 착수하는 것.
아산시 배방면과 천안시 불당동 일원 1백만6천6백평에 8천8백41억원을 투입해 각종 용지를 개발하고 1만~1만5천 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사업기간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6년이며 상업, 업무용지가 9.7%, 주거용지가 36.4%, 공공편익시설용지가 53.9%를 차지하게 된다.
건교부는 서울-신도시를 오가는 통근?통학자들에게 월15만원(1일 왕복 5천원)의 정기권을 발행 고속철도 이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역사는 서울기점 96.3km인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에 건설된다. 부지면적은 2만6천6백만평에 역사 건축면적은 지하 1층, 지상 4층, 9천9백평으로 모두 5백91억원이 투입된다.
사업비는 5백91억원으로 현재 37.8%의 공정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7월말 완공될 예정이다.
장항선 복선전철화 및 역사건설은 이미 착수했다.
기존의 장항선 노선이 변경돼 경부고속철도 아산, 천안 역사와 만나게 된다. 2004년말까지 모두 3천9백34억원이 투입되며 장재역이 새로 만들어진다. 노반 실시설계가 완료되고 용지매입이 진행 중에 있다.
위락, 교육단지로서의 기능
신도시에 가장 우려되는 것은 행정기능, 교육기능 등 기능이 단순해 자족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있다.
그러나 아산신도시만큼은 지금까지의 신도시 형태에서 벗어나 복합도시로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건교부가 발표했듯이 명문대학의 이전과 디즈니랜드와 같은 내용의 종합위락단지 조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서울대 등 아산이전을 추진했던 명문대학들의 이전도 이제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역~장재역(천안?아산)의 소요시간이 34분거리로 단축돼 우수대학과 대안학교들이 이전, 입주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아산, 천안지역에는 수도권 대학의 분교 등 14개 대학이 있다.
◆교통과 더불어 종합적 구상 있어야
역세권 1백만평 개발로 본격화되는 아산신도시 개발은 총면적이 8백76만평에 이르는 충청권 최대의 역세권으로서 발전하게 된다.
이런 발표가 가능했던 것은 교통편 때문이다.
아산?천안과 서울에서 90㎞ 정도 떨어져 있지만 경부고속철도와 수원-천안 복선전철, 장항선 등이 연결되는 최적의 교통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종합적인 교통유도를 해나갈 수 있는 마스터플랜 없이 이에 대한 대책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건교부의 발표대로 신도시가 그동안 인구분산 정책의 기능으로 전락했던 사례에서 아산만권 신도시는 행정, 교육, 산업 분야의 수도권 기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역세권 주변에 들어설 것 중 하나는 탕정면 명암리 일원 61만평에 삼성전자가 직접개발방식으로 2조50억원을 투입, 전기 및 전자기기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아산테크노콤플렉스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명암리는 지난 95년 지방산업단지로 지정돼 99년 부지조성에 착수했으며 현재 진입도로와 단지조성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관 및 톱슨 삼성전자가 올부터 2007년까지 입주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개발 주체는 충남도
이번 신도시개발계획은 건교부가 발표했으나 개발은 충남도가 하게 된다.
단지 정부가 주도적으로 발표했다는 데서 정부의 부담이 더욱 가중된 면모를 볼 수 있다.
97년 충남도가 건교부에서 이관하면서 추진해오다 사업의 실현성이 없어 지지부진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IMF 등 경제적 악화로 충남도가 일을 시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충남도의 부담을 덜기 위해 건교부의 부담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나 사업주체는 그대로다”고 말했다.
충남도가 소외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충남도가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정부와 같이 하게 돼 힘을 얻은 것이며 앞으로 업무추진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도 “이런 얘기가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며 오랫동안 건교부와 상의해 왔다. 건교부의 발표로 기폭제를 얻은 것이고 파트너십을 갖고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정책협의가 오는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선거홍보용이라는 점은 많은 언론과 시민들은 지적하고 있다.
오는 2004년 고속철도 개통시기와 맞물려 아산신도시 정부발표로 이뤄지기는 했지만 실시설계와 개발계획 승인권을 갖고있는 충남도가 사업주체가 된다.
◆건설은 언제 가능한가
주민들의 욕구대로 진행되고 건교부의 발표대로라면 적어도 오는 6월 건설교통부의 택지개발예정기구 지정고시가 가능해져야 한다.
충남도 신도시담당에 따르면 일이 순서대로 진행될 경우 주택공사는 오는 3월 사업의 밑그림이 될 개발계획용역에 들어가고 내년 초에 충남도에 개발계획인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업착수를 위한 보상은 내년 상반기에 가능하며 최소 3~4개월 정도는 소요될 전망이다. 또 개발계획승인과정에서 공사설계인 실시설계가 진행돼 6~7개월이 소요된다. 보상이 완료되고 실시계획승인이 끝나는 대로 빠르면 2004년 5~6월경에 공사착공이 이뤄지지만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러나 앞서 밝힌대로 신도시 계획을 건교부가 충남도 대신 주도적으로 발표한 이후에 선거가 지나면 나몰라라 하고 빠진다며 아무것도 소용없는 일이 되고 만다.
◆충남도, 아산시에 적극적 예산지원 돼야
무엇보다 신도시의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열악한 충남도와 아산시에 대한 긴급한 예산지원이다.
충남도가 그동안 신도시 개발계획을 앞당기고 싶어도 열악한 재정 탓에 구체성을 띄우지 못했고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신도시 개발계획을 주저앉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같은 예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신도시 주변을 잇는 간선도로망이나 주변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택지 주변의 국도 21호선과 43호선이 각각 타당성조사와 실시설계를 통해 가시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나 단지내 상하수도시설과 동서 및 남북축의 기간도로망의 개설만은 정부의 예산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에도 재정이 열악한 충남도에 맡기다가는 졸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과의 차별화 정책 필요
지금까지 신도시 개발은 서울의 베드타운 형식으로 개발돼 왔다.
이런 개발이 되다보니 갑작스런 인구증가와 함께 환경파괴 생활형태를 고려치 않는 마구잡이식 개발이 되어왔다.
충남도는 이런 신도시의 기형적인 개발을 막기 위해 시행초부터 용적률을 최대한 줄여 고도를 제한하고 그야말로 가족기능을 갖는 형태의 신도시가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힌바 있다.
안병량 충남도 신도시개발담당은 “아산신도시의 용적률은 둔산 및 수도권신도시 용적률 2백50%를 밑도는 1백80%선에서 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백만평의 거대한 개발이 이뤄지는 만큼 1백평 개발의 주변환경과 연결되는 7백76만평에 대해서는 연계할 수 있는 개발방안이 나와야 한다. 또한 역세권이 개발로 유동인구만을 위한 도시개발보다는 아산과 천안시의 인구와 발전축에도 비중을 두는 개발이 필요하다.
아직 논란을 빚고는 있지만 천안시청사 부지가 인근에 위치해 있고 아산테크노콤플렉스 지방산업단지 61만평이 삼성전자에 의해 개발돼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또 선문대학교 아산캠퍼스가 지난 2000년 1단계 공사완료에 이어 오는 2005년 완공목표로 캠퍼스 확장 계획에 따라 모두 40만평을 개발중이다.
인근에 건교부, 정부투자기관 등을 수용할 공공청사부지가 인근에 자리해 있다.
특히 모든 사업수행에 속도가 붙어야 한다는 점이다. 주민재산권이 수년간에 걸쳐 재산권이 상당부분이 제한되어 왔다.
이상복 탕정지역이장단장은 “개발계획에만 끝나지 않고 빠른 개발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건교부와 충남도가 빨리 업무협의와 추진을 해 탕정, 음봉, 배방면 등 신도시권 주민들의 숙원을 풀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