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천안영업소 임병현 소장
천안톨게이트 사랑의 동전 모금행사
겨울철이 되면 사람들은 으레 따스한 것들을 찾아 헤맨다. ‘겨울은 춥다’는 등식을 갖고 있지만 춥다는 인식 때문에 오히려 따스한 것들이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이 선보이는 계절이기도 하다.
천안 관문을 지키는 곳에도 겨울 한파를 녹이는 따스한 이들이 있어 즐겁다. 연말연시를 맞아 지난 12월15일부터 1월5일까지 20일간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벌어진 ‘사랑의 동전’ 모으기 행사에 한국도로공사 천안영업소(소장 임병현)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천안 톨게이트에서 20일간 총 5천2백여만원을 모금할 수 있었던 주역은 바로 천안영업소의 임병현(50·사진) 소장이라는 것이 모금 참여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제가 뭐 한일 있습니까” 하는 임 소장의 겸손함 뒤에는 봉사자의 마음가짐이 되어 있지 않고는 해낼 수 없는 도움들이 즐비했다.
임 소장이 천안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79년도. 이후 14년간 평사원에서 소장에 이르기까지 천안사람으로 생활해 왔다. 그동안 도로공사와 지역사회와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여러모로 애써왔던 임 소장은 3년 전 모금창구가 공동모금회로 일원화되며 톨게이트 모금추진에 적극 동참했다.
천안영업소는 매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 모금활동을 벌이는 각 단체들에게 따뜻한 식사와 장갑을 제공했다. 또 간식으로 라면도 끓여주었으며 소장실을 개방, 언제든지 몸을 녹이고 쉴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오전 10시, 모금활동에 들어가기 전의 10분 교육도 임 소장의 몫이었다. 첫째 겸손할 것, 둘째 상대방 눈을 보고 인사할 것, 셋째 마음에서 우러나는 인사할 것, 넷째 안전에 유의할 것에 일장 연설하고 나서 임하는 봉사원들의 태도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일을 끝마친 후에는 봉사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모금통을 쏟고 일일이 셈을 해 모금액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도 큰 호응을 받았다. 또 차편이 불편한 사람들은 태워주기도 하며 모든 이가 ‘즐겁게’ 봉사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임 소장이 이번 행사로 제일 즐거운 기억이 있는 것은 청소년 자원봉사단체인 ‘한돌회(원장 정순자)’를 알게 된 것이다. 많은 단체들이 참여했지만 그가 한돌회를 자랑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다.
“한돌회가 천안지역에 있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전 한돌회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됐죠. 그러나 그들 단체가 보여준 자원봉사는 말 그대로 프로예요. 쉬지도 않고 힘들다는 표정도 없어요. 밝은 표정으로 모든 톨게이트 운전자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5시 넘어서까지 자발적으로 모금에 임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죠. 한돌회는 식사준비도 직접 해와 제가 오히려 맛있게 얻어먹었죠.”
임 소장은 한돌회가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29일(토)과 1월1일 평상시보다 차량통행이 적은 날 톨게이트에 나와 봉사했으나, 그들로부터 모금된 액수가 3일동안 자그만치 1천2백여만원이었다고 놀람을 표시했다. 그들의 하루 모금액이 청원이나 북대전 등 작은 톨게이트 영업소 1달 모금액보다 많다고 자랑.
임 소장을 비롯한 영업소 직원들과 한돌회는 이번 행사로 마음이 통했는지 11일(금) 저녁식사를 함께 나누며 더욱 지역봉사의 우의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충남도 공동모금회는 이번 도내 6개 톨게이트 모금행사를 통해 총 1억1천79만원을 걷어들었으며 이중 천안 톨게이트에서 5천1백76만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공동모금회 정동의 차장은 “임병현 소장과 한돌회 등 내 일같이 열심히 봉사해 주신 분들 덕분에 예년보다 30%가량 웃도는 성금을 모았다”며 “이 모금액은 올해 불우이웃돕기 등 좋은 사업에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