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새천년을 ‘파행’으로 맞이한 시의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어떤 일을 시작함에 있어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작이라는 것은 궁사가 명중을 위해 활시위를 놓기 전에 99%를 노력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천년을 맞은 2001년 천안시 4천6백54억원의 본예산이 시의회 파행으로 1월17일(수)이 돼서야 가까스로 처리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본예산 처리는 매년 12월 시의회 정례회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통례였지만 당시의 예산안 불처리는 비민주적이고 의원 개인감정이 우선시된 전국 최초의 ‘의회파동’이었다.
전국적인 대망신을 겪은 시의회는 늦게나마 이기로 얼룩진 개인감정을 추스리며 의원간 합의를 통해 1월17일 예산안 처리만을 위한 단 하루를 할애, 본예산을 처리했다.
또 파행에 근본문제로 부각됐던 의장단 불신임안건을 다음 회기로 미루고, 예결위에서 전액 삭감한 3개 비목 총1백59억3천5백여만원과 관련해 이재곤(북면) 의원이 수정발의한 읍면동 사업비 54억3천5백여만원만을 살리는 건에 23명의 참석의원중 14표가 찬성해 마무리되었다.
이후 의장단 불신임안은 몇번의 진통 끝에 서로가 한발씩 물러나 매듭지어졌으나 새천년의 초기진통 때문인지 그 후유증은 의회에 계속적인 갈등과 파행을 남기며 2001년에 얼룩을 남겼다.
2.위암으로 별세한 이성찬 시의원
상냥함과 신뢰를 주던 사람, 이성찬(49·쌍용2동) 의원이 3월15일(목) 위암으로 별세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 98년 ‘신나게 일해 보겠다’는 열정으로 제3대 의회에 초선의원으로 입문한 이 의원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긍정적 사고를 갖고 의정활동에 임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위암은 쾌적하고 편리한 기능을 갖춘 동네,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동네, 나눔과 보람의 살기좋은 동네, 신뢰받는 의회활동 수행이라는 4가지 굳은 주민공약은 위암이란 병앞에 미완으로 남기며 이 의원을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게 했다.
허전(신안동) 의원은 “정도와 순리를 존중한 사람”이었다고 동료의원을 떠나보내는 안타까워 했다. 이 의원은 3월 17일 시의회 광장에서 의회장으로 치러졌으며 풍세면에 소재한 천안공원묘지의 양지바른 곳에 묻혔다.
3.혼탁으로 얼룩진 쌍용2동의 반쪽보궐선거
이성찬 의원의 별세로 곧이어 쌍용2동 보궐선거가 치뤄졌으나 불법 타락선거가 조장, 만연돼 고인에 대한 일말의 예의도 갖추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던져주었다.
4월25일(목) 보궐선거는 전체 유권자의 80.8%에 해당하는 3만45명이 기권표를 행사, 유권자와 후보자 모두 ‘실패한 선거’라는 불명예를 낳았다.
총 5명의 후보자가 경합을 벌였으나 안상국 후보가 투표자수의 31.3%에 해당하는 2천2백12표를 획득해 고 이성찬 의원의 잔여임기를 맡게 되었다. 안상국 후보는 결국 전체 유권자중 6%의 지지만을 받은 채 주민의 대표로 나서게 됐다.
왜 6%의 당선자를 낳았느냐는 반성이 제기됐으며, 직장생활을 하는 대다수 남자 유권자들의 참정권 행사에 대한 현실적 배려 부족과 함께 불법 타락선거로 인한 주민불신 등이 지목됐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당시 선거에 대해 ‘하지 말았어야 할 선거’였음을 강조하며 혈세만 낭비했다고 성토하기도.
선관위는 불법 타락선거에 대한 법의 공정한 잣대를 들이댔으나 이미 선거는 끝났고, 물은 엎질러진 것. 주워담기에는 늦었다. 결국 사소한 조치 선에서 모든 문제들이 덮어져 버렸으며, 주민들은 언제 선거가 있었냐는 듯 금세 제자리로 돌아가 일상사에 전념.
4.시청사 이전문제 ‘아직 진행중’
시청사 이전의 불씨는 올 한해동안 가장 뜨겁게 달군 ‘감자’였다.
시의 시청사 불당동 이전에 대해 범시민연대를 비롯한 일부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며 때때로 심각한 대처상황으로 몰고 갔다. 여기에 일부 시의원들이 가세해 사사건건 의회에서 마찰을 빚었다.
특히 9월4일(화) 충남도 지방도시계획위원회에 의해 불당동 체육시설부지의 일부(시청사 예정부지)를 자연녹지로 환원시키는 내용이 조건부로 통과되는 것과 관련해 시청사 불당동 이전반대 세력과 찬성세력이 도청 앞에서 각각 집회를 가지기도 했는데, 이때 곽선근(수신면) 의원이 한 공무원에게 상해를 입혀 구속되는 사태가 야기되기도 했었다.
결국 피해공무원의 조건없는 합의로 12월4일 대전지방법원 공판에서 곽 의원은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곽 의원은 곧바로 항소했으며, 내년 기초의원선거가 불투명해진 상태.
시청사 불당동 이전문제는 찬·반 의원들의 갈등으로 2002년도 본예산도 불처리될 뻔한 사태를 맞았다가 법정시한 30초를 남겨둔 지난 12월 21일(금) 오후 11시 59분 30초에 의결됐다. 이번 사태는 김진상(원성2동) 의원을 비롯한 8인의 불당동 반대의원들이 수정발의를 통해 시청사 불당동 이전 관련예산 1백79억3천6백만원 삭감을 주장하고 나선데 있다.
시청사 이전문제가 언제쯤이나 ‘뜨거운 감자’를 벗어날 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5.85년만에 읍승격을 이룬 직산과 목천
직산과 목천, 이젠 뭐라고 부를까.
직산면(면장 정형교)과 목천면(면장 오재근)이 12월10일 행정자치부로부터 읍 승격을 승인 받았다. 두곳 모두 85년만에 직산읍과 목천읍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읍 승격의 주요요건으로 따지는 것은 ‘인구수 2만명’인데 직산면은 2만4천명, 목천면은 2만3천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현 2읍10면13동이었던 행정구역이 내년 1월2일 개청식 이후 4읍8면13동의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읍 승격이 주는 혜택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 시가지를 중심으로 한 도시계획이 전면 확대·재정비된다는 것에 있다. 도시기반시설의 확충으로 면 소재지가 발전하게 되면 해당 주민들의 생활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
직산면과 목천면은 요즘 읍 승격의 경축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리며, 주민들의 기대심리로 들뜬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