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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부활한 일제고사, 찬반 논란 가열

학력증진·상향평준화 VS 줄세우기교육·사교육비폭탄

등록일 2008년10월16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지난 8일 일제고사를 치르고 있는 천안B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

지난 8일(수) 오전 9시.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시험지로 ‘국가수준 기초학력 진단평가’ 시험을 치렀다.
천안 7400여 명, 아산 3700여 명의 3학년 학생들도 읽기, 쓰기, 기초수학의 세 과목에 걸쳐 일제히 이 시험을 치렀다.
14일, 15일에는 초6년, 중3, 고1 학생들이 같은 방식으로 국·영·수·과·사 5개 과목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다.
전국 단위로 동일하게 치러지는 소위 ‘일제고사’가 1998년 이후 10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8일 치러진 초등학교 3학년의 ‘국가수준 기초학력 진단평가’는 한국교육개발원의 주관 하에  전체학생의 4%에 해당하는 표집집단만 치러왔던 시험. 천안에서도 11개 학교의 일부 학급만 이 시험을 치러왔다. 

이번 일제고사와 관련해 지역의 학부모들은 찬반으로 극명하게 갈리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주 천안에서는 평등교육실현을위한천안학부모모임을 중심으로 일제고사 반대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지난 10일에는 충남지역의 73개 단체가 참여한 교육복지실현을위한충남교육연대가 충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반면, 같은 날 아산의 충남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충남좋은학교만들기학부모 모임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가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당국의 예정대로라면 오는 12월23일에는 중학교 1, 2학년들을 대상으로 ‘전국연합 학업성취도 평가’가 치러질 예정.
반대측은 앞으로 시험 거부 운동을 포함해 강력한 반대운동을 예고하고 있고 찬성측은 반대측을 엄정처벌해 줄 것을 주장하고 있어 일제고사와 관련한 갈등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반대서명 실시, 1인시위도 예정

흥타령축제 행사장에서 일제고사 반대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는 ‘평학’ 회원들.
평등교육실현을천안학부모모임(대표 소삼영·평학)은 지난 4일, 흥타령축제가 진행중이던 천안삼거리 공원에서 일제고사 반대 캠페인을 벌여 300여 명에 달하는 서명을 받아냈다.
윤호숙 평학 집행위원장은 이번 일제고사의 부활과 관련해 “학부모들에게 사교육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국제중 설립, 영어몰입교육, 대입자율화, 자립형 사립고, 일제고사 등 교육시장화 정책이야말로 반교육적인 행태”라며 경쟁으로만 몰아가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를 꼬집었다.
평학은 ▷학업성취도 평가는 기존처럼 표집학급만 실시할 것 ▷학부모, 학생의 일제고사 안볼 권리를 보장할 것 ▷비표집 학생의 성적을 무단으로 집적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참교육실현을위한학부모회 김영숙 충남지부장도 “이사회에서도 향후 일제고사 기간 체험학습이 가능한 곳은 추진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앞으로 학부모들에게 홍보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회원들과 함께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운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충남도교육청에서는 충남지역 73개 단체가 참여한 교육복지실현을위한충남교육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교육복지충남연대는 14일, 15일 진행될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해 ‘도교육청은 막무가내 강행되는 일제고사에 대해 학생들의 성적이 학교담장을 넘어 집적 및 서열화에 악용되지 않도록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복지충남연대는 이 자리에서 ‘사교육비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반면 공교육은 교원법정 정원이 80%정도 밖에 못 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현 정부는 말로만 교육을 선진화한다고 할 뿐, 선진국의 교육 지표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천안지회는 13일(월)부터 일제고사 반대 1인 시위에 돌입했다.
한편, 천안교육청은 이번 일제고사와 관련 교육청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시험과 관련한 8가지 질문과 답변을 게재해 정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천안교육청 박익순 장학사는 “일제고사는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평가작업”이라며 “평가 자료는 학교·지역간 학력차 해소는 물론, 교육정책 수립 및 결정의 기초자료로 쓰인다”고 강조했다.
<이진희 기자>

평학은 흥타령 축제장에서 한나절 동안 3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지난 10일 충남도교육청에서는 충남지역 73개 단체가 참여한 교육복지실현을위한충남교육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진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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