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땐 튀는 것을 좋아했어요. 머리염색을 안할 때가 없을 정도였죠. 그런데 지금은 일 때문에 그런지 단정한 것을 찾게 되고 좋아졌어요."
지난 2004년 11월 경찰 공직에 첫발을 내딛어 5년차에 들어는 정맑은빛 순경은 학창시절과 너무나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설명한다.
정 순경은 젊은 나이보다도 어려보이는 외모와 남다른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취객들이 어려보이고 외모도 외소해 보이니까 업무중에 덤비기도 하고 만만히 보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운동도 하고 살을 찌우려고 노력해서 61Kg에서 68Kg으로 늘렸어요"라며 "직업상 단속하고, 통제하는 일이 많은데다 이름도 특이하다 보니까 주취자들이 '정밝은빛? 난 흐린빛이다, 더 밝은빛이다'라는 식으로 놀리기도 하죠. 그럴 땐 정말 참기가 힘듭니다"
아직 젊고 경험이 부족하기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정 순경의 직업의식도 젊다. 정 순경은 "퇴근하면 저도 보호받고 살아야 하는 한명의 시민이기 때문에 제가 치안질서에 이바지 한 만큼 안심하고 살 수 있겠죠. 그래서 일할 때만큼은 경찰로서 헌신하며 살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정 순경은 전라도 광주가 고향이다. 24살 때까지 광주를 떠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그는 그래서 무작정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충청도를 지원한 것. 하지만 연고 없는 타지에서 생활한다는 게 생각보다 어렵고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후회했다고. 그리고 이제는 아산이 제2의 고향이 됐다고 당당히 이야기한다.
"전라도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렇지만 아산의 지역선배님들은 그런 것 생각하지 않고 잘 챙겨주셨죠. 또 이곳에서 여자친구도 생겼어요. 아무런 연고도 없다가 이런 인연들이 쌓이다 보니 지역에 애착이 생기고, 이제는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정 순경은 끝으로, 무엇보다 취객들을 상대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며 "경찰도 같은 사람인데, 주취자들이 통제에 안따르고 시간을 끌면 처리방안이 뚜렷하지 않아 힘들어요. 그 시간에 정말 긴급히 출동해야 할 곳도 있는데, 시간을 뺏기게 되면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 거잖아요"라면서 "국회에서 주취자 처리방안에 대한 법안이 처리중에 있다는데, 정말 급한 사람이 피해입지 않게 잘 처리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