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은 가족관계에서만 인간관계를 맺은 경우가 많아서 친구를 만드는 법을 잘 모르세요. 그래서 대화상대를 만들어 드리려고 많이 노력해요."
아산참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이소연씨는 어떤 봉사보다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4월부터 노인분야 사회복지사로 근무한 이소연씨는 그 전까지 걸스카우트에서 청소년들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어찌보면 극과 극일 정도로 비교되는 집단이다.
이소연씨는 "사실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한 아이들에 비해 어르신들은 몸이 불편하시니까 제한이 많아 힘든 부분이 있어요"라고 노인분야의 어려움을 밝히면서 "시설에 대한 편입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치매환자 등 가족들이 보살피는 것은 한계가 있거든요. 상담을 하면 꼭 이곳이 아니라도 직업의식을 갖고 전문성을 갖춘 시설을 보내는 것을 추천합니다"라고 노인요양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눈에 띄는 분들께 더 신경쓰게 되는데, 어르신들은 샘도 많아서 저 사람만 이뻐하냐고 질투하시기도 해요"라며 웃음을 보이는 이소연씨는 "이 안에서 연애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부부가 같이 요양하거나 부자지간이 요양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많아 재미도 있어요"라며 나름대로의 즐거움도 소개한 후, 반면 그안에서 느껴지는 안타까움을 고백하기도 했다.
"병원 안에서도 사회와 같은 모습이 나타나요. 돈이 많은 분들이 돈 없는 분들께 담배심부름을 시키기도 하고, 가족들이 자주 찾아오는 분들은 자존감도 높고 활력적인데 비해 그렇지 못한 분들은 기죽어 지내죠. 그런 식으로 가진 자가 못가진 자를 무시하는 모습이 나타나면 정말 가슴이 아파요."
아산 영인면이 고향인 이소연씨는 고향의 고령화가 심각해지면서 농촌노인분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노인복지분야를 전공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 분야를 공부하면서 어머니와 할머니를 많이 이해하게 됐어요. 병원에서처럼 싹싹하게 대하지는 못하고 있지만.."라고 말하며 "사명감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요. 아직은 모르겠지만 저도 할머니가 될 때까지 이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바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