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회 정순자(왼쪽)회장과 봉사로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김정우군.
‘게으름이란 천천히 오긴 하지만 아주 확실하게 가난해지는 지름길이다.’
청소년 자원봉사단체 ‘한돌회(회장 정순자)’의 생활관 곳곳에는 이같은 문구가 깔끔하게 나붙어 있다. 커피를 마셔도, 책상에 앉아도, 벽을 쳐다봐도 보이는 이 문구. 그래서 한돌회의 식구라면 으레 이 문구를 외우는 데부터 시작한다.
한돌회 늦깎이 식구, 김정우(공주 신풍고3)군도 ‘가난해지기’ 싫어 부지런함을 떤 지 3년차. 덕분에 충남도청소년자원봉사센터 주최 ‘2001 청소년 자원봉사박람회’에 오는 10일(월) 문화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한돌회 식구가 되면서부터 따라다닌 봉사일 뿐인데 큰 상을 받게 돼 쑥스럽네요.”
김군은 봉사 초기에 누구나 겪게 되는 어색함, 서먹함, 당혹감 등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한다. 특히 장애인 시설에 따라가서는 보통 사람들과 너무나 다른 세계가 있음을 경험하며 심한 갈등을 겪었으나, 한돌회 식구들의 위로와 격려로 극복할 수 있었다.
“봉사도 훈련에 의해 습득되어진다고 봐요. 그들을 계속적으로 방문, 한가지씩 알아가며 결국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격체’라는 걸 깨닫게 됐지요.”
김군도 어릴 적 교통사고로 한동안 장애를 겪게 된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 후유증이 있지만 ‘장애는 그 사람의 극히 사소한 특성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까지 봉사를 통해 느끼게 됐다.
“한돌회 식구들은 누구나 봉사의 기본이 돼 있다”는 정순자 원장의 말대로 정우군을 비롯한 그곳 학생들은 심신이 불편한 사람들의 대?소변이나 목욕도 자연스럽게 처리한다.
한때 사춘기의 늪에 빠져 50일을 무단결석. 어릴적 아버지의 사랑을 못 받고 어머니, 형과 여관생활을 해야 했던 경제고,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 등 ‘자포자기한 삶’에서 한돌회와의 인연이 행복의 연줄이 될 줄이야.
고1때부터 김군을 지켜보고 가르친 박민규 신풍고 선생은 “묵묵하고 성실한 학생입니다. 소극적인 면도 없잖아 있지만 자원봉사에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학생이지요. 한때 마음 아픈 사춘기를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반장에다 성적도 1등하는 모범생이에요. 이번 장관상이 그의 대학입학에 많은 도움과 격려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며 기뻐한다.
김군은 이제 대학에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의 목표는 천안외국어대학 평생교육학과. 현재 배우고 있는 건축과는 접고, 남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그래서 몇갑절의 행복으로 되돌아오는 참봉사인으로 살기 위해 한돌회의 모진담금질에도 행복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