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몽골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뭉크졸(25).
지난 10일(목).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부모를 찾아 25명의 몽골아이들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가을부터 기획에 들어가 지난 7월10일에야 상봉이 이뤄졌으니 이번 만남프로젝트는 준비기간만 거의 1년이 걸린 셈이다.
몽골아이들은 짧게는 1~2년, 길게는 10년~12년까지 부모와 떨어져 있었다. 임신중이었거나 갓난아기를 두고 왔던 부모는 사실상 첫 대면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날 저녁, 천안의 한 교회에서 이뤄진 만남행사는 예전의 ‘TV는 사랑을 싣고’ 프로그램처럼 극적인 분위기속에 치러져 온통 눈물바다를 만들었다.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이만한 규모의 상봉행사는 사실 그 예가 거의 없는데다 여러 여건상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번 행사를 기획?추진한 선문대학교 한국어교육과 1학년 뭉크졸씨의 감격은 이 가족 당사자들 못지않았다.
“많은 몽골인들이 한 번에 단체입국하려다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6살부터 보통 12~14살의 아이들인데 관광비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거에요. 부모님들은 많은 비용을 부담했는데도 입국이 늦어지자 제가 브로커이지 않나 의심도 했답니다(웃음). 결국 엄격했던 여러 조건들을 감수한 25가족만이 이날 만남을 갖게 됐어요.”
몽골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22살 때 한국에 들어온 뭉크졸은 여러가지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지금도 세상을 배워가는 중이다. 올해 3월 선문대학교 한국어교육과에 입학해 한 학기를 마친 그녀는 이번 일을 준비하느라 학업에까지 지장이 생겼었다고.
“학점이 잘 안 나왔어요. 공부하려고 책상 앞에 앉아도 이 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거에요. 하루에 7~8시간씩 이 일에 매달렸으니 학교에서 보낸 시간보다 더 많았던 거죠”라고 말한다.
이렇게 만난 가족들은 이제 8월3일 출국 전까지 놀이공원, 산업시설, 문화공연 등을 즐기고 찾아다니며 회포를 풀 예정이다.
“만나고 싶어하는 가족들 모두가 다 이런 만남의 기회를 가졌으면 해요. 또 아이들이 한국에 있는 학교도 다닐 수 있게 돼 부모와 헤어져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국과 몽골이 서로 발전하는 길에 작은 다리역할을 하고 싶다는 뭉크졸. 그녀의 꿈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한층 성숙된 느낌이었다.
<이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