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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를 위해 암컷에게 접근하고 있는 왕사슴벌레. |
장수풍뎅이·사슴벌레 등 곤충 수천마리 사육, 자연생태학습 체험공간
“어머 신기해라, 며칠 전만해도 번데기였는데 어느새 어른 풍뎅이가 됐네. 이제 새 집으로 이사시켜 줘야겠다.”
“엄마 저것 보세요. 얼마 전 짝짓기를 하더니 알을 낳았어요.”
‘꿈틀꿈틀’ 손가락보다 굵고 기다란 애벌레를 손에 쥐고 건강상태를 관찰하는 엄마와 성충으로 우화한 장수풍뎅이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는 아들의 대화가 진지하다.
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은 작은 알에서부터 애벌레를 거쳐 번데기로 변하고 다시 성충이 되는 과정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 한 생명체가 살아가는 것을 관찰하는 것은 정말 매력 있는 일이다.
최근 가정에서 애완용 곤충을 기르는 집이 늘고 있다. 부모에게는 어릴 적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고 자녀들에게는 자연학습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부모와 자녀의 소통의 장이 되기도 한다.
먹이를 챙겨주는 일부터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변화과정을 지켜보는 순간순간이 온 가족의 대화 소재다. 자녀들은 컴퓨터 게임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곤충사육에 필요한 자녀의 주문을 챙겨주느라 아빠의 퇴근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엄마와 아들이 장수풍뎅이, 왕사슴벌레, 톱사슴벌레, 넓적사슴벌레, 외사슴벌레 수천 마리를 사육하는 아산시 송악면 거산리의 곤충농장을 찾았다. 이곳에는 곤충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농장이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자 아산은 물론 인근 천안과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완전변태과정을 거치는 곤충의 생장과정 관찰은 물론 자연에서 채취한 천연재료를 이용해 곤충 모형만들기 등 공작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곤충애호가들이 송악곤충농장 탐방기를 각종 포털사이트에 소개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송악곤충농장 홈페이지(www.bugs114.co.kr)는 각종 정보교류는 물론 곤충애호가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문의:☎ 541-0749
<인터뷰 - 이명숙( 42·송악곤충농장지기)>
“볼수록 신비롭고, 매력적이지 않나요”
“어릴적 소중한 추억을 되찾고 싶었습니다. 급속한 산업화와 현대화에 떠밀려 학교와 학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을 돌려주고 싶었어요. 장난감이 없던 시절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자연 속에서 개구리, 가재, 물방개, 반딧불이, 매미 등을 잡으며 뛰놀던 그 시절이 회상되지 않나요?”
아산시 송악면 거산리 산중에 위치한 곤충농장은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으로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농장 앞에는 산에서 시작된 실개천이 흐르고 산 속에는 사계절 내내 이름 모를 각종 산새가 지저귄다. 이 외딴 농장을 지키는 이명숙(42)씨를 만나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곤충 애호가들이다. 특히 가족과 함께 방문하는 어린이들이 많다. 애완용 곤충사육자들이 자신이 기르던 애벌레가 번데기로 변하고 다시 성충이 될 무렵 이씨를 찾는다.
이씨의 도움으로 성충에게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다.
“어항속의 금붕어나 애완견을 기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곤충기르는 재미와 신비감은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죠. 농장 주변에서는 자연 속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곤충도 관찰할 수 있어 좋아요”
최근 곤충 애호가들 사이에 그녀와 그녀의 농장은 단연 최고의 인기다. 자신이 기르는 곤충이 아프거나 이상이 생겼을때 가장 먼저 찾을 수 있고, 또한 그에 대한 처방을 쉽고 확실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요즘 벌레나 곤충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의 손에 꿈틀거리는 애벌레를 쥐어주며 말한다.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어요. 어때요? 신비롭고 매력적이지 않나요? 이 친구는 한 곳에 머무르지 않아요.
자신의 변신을 위해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죠. 작은 알에서 태어나 애벌레로 성장하고 다시 번데기에 갇혀 인고의 시간을 보내다 껍질을 벗고 멋지게 하늘을 나는 곤충으로 변하죠. 이 멋진 모습에 반하지 않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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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풍뎅이
딱정벌레목 풍뎅이과에서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한다. 다리와 몸통이 굵고 힘이 세 대적할 곤충이 없을 정도다. 자연에서 6~8월에 출연해 참나무의 수액이나 과일을 먹고 사는 다년생. 몸길이 30~80㎜의 흑갈색 또는 적갈색으로 한국,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한다.
▶사슴벌레
우리나라에서는 넓적사슴벌레, 톱사슴벌레, 왕사슴벌레, 애사슴벌레, 다우리아사슴벌레 등 여러 종이 서식한다. 대표적인 애완용으로는 왕사슴, 넓적사슴, 톱사슴, 애사슴벌레가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