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일) 구룡동 사랑의 집(원장 윤경순?장애인 시설)에서는 모처럼 흥겨운 잔치가 벌어져 웃음꽃이 활짝 폈다.
사랑의 집 가족들의 또다른 가족, 울타리 봉사회(회장 한상영)가 함께 어우러진 것이다. 울타리회는 이날 돼지 한 마리를 이고 사랑의 집을 찾았다.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부는 오전 10시경. 드럼통을 반으로 갈라 만든 고기굽판에 먹음직한 고기가 올라가고, 곧 고기내음 가득한 연기가 이들의 눈물, 콧물을 쏙 빼논다. 그래도 재미있기만 한 지 두 식구들의 웃음소리와 유쾌한 대화들이 그칠 줄을 모른다.
먹고 웃는 재미에 노는 재미도 곁들였다. 울타리회는 평소 ‘공연팀’과 함께 다니는 봉사회. 당연 흥겨운 가락이 빠질 수 없다. 꼬마 봉사회원의 바이올린 연주와, 구성진 민요가 불러지고 나중엔 노래자랑이 시작됐다.
먹던 고기를 젖혀두고 사랑의 집 가족들도 질세라 마이크를 잡고 한 곡조 뽑는다. 잘 부르진 않지만 즐겁게 부르는 모습속에 흥은 갑절로 우러난다. 한상영 울타리회장도 온갖 분위기를 다잡고 가수 뺨치는 실력을 보인다. 맨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부르는 열창에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랑의 집 가족들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춤솜씨를 보인다.
다들 제법 한가닥씩 하는 모양이다. 초로에 접어들어 보이는 신씨(여)는 멀찌감치 떨어진 구석에 웅크리고 앉았다가 신나는 춤판을 선사하고 또다시 구석에 가있는 상황을 반복, 관심을 끌었다.
울타리 회원들도 함께 섞여 춤바람을 일으키자 장애와 비장애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다.
한편으로 울타리 봉사회원들중 일부는 집안청소를 하느라 바빴다. 울타리회의 봉사모습이 좋아 보인다며 올 봄에 울타리 회원이 된 칼라미용실(성정동)은 사랑의 집 식구들 머리를 예쁘게 손봐줬다.
택시운전 등 직장생활하는 틈틈이 봉사활동에 전념하는 울타리회. “요 며칠 준비하느라 잠도 못잤다”는 한 회장과 이날 행사의 사회를 본황창원씨는 초췌한 모습에도 행복함이 가득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