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제56회 천안시의회 임시회에서 시청사 불당동 이전예산 12억2천2백여만원이 통과됐다.
실시설계비 14대 11로 의결… 또 한번의 의회 ‘동조’
제56회 천안시의회 임시회가 지난 3일(토) 폐회된 가운데 시청사 불당동 이전예산 12억2천2백여만원이 통과돼 ‘불당동행’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의원들은 예산통과 여부에 대한 표결에서 찬성 14표로, 반대 11표를 물리치고 환호했다.
이번 시청사 관련예산은 찬성측과 반대측이 사활을 걸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그동안 13명의 반대 의원들은 똘똘 뭉치기를 시도했으며, 범시민연대측에서도 의결 당일 새벽까지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반대 결의서명에 사인해 줄 것을 종용했다. 시를 비롯한 찬성측도 그동안 의원들과의 미팅을 통해 설득작전을 펼쳤다. 결과는 반대 13명중 3명이 이탈했고, 중립을 선언한 표가 반대로 돌아서며 통과절차를 밟게 됐다.
현실적으로 의회는 불당동 지지
지난 3일(토)엔 아침부터 밤 8시까지 극적인 상황들이 연출됐다.
시청사 예산은 이미 상임위와 예결위에 무사통과되며 반대측에 불길한 예감을 던져줬다. 그래도 ‘13명의 반대의원들이 그대로만 간다면’ 하는 기대가 반대측에 위안이 되고 있었다.
곽선근(수신면) 의원도 공무원 폭행건에 구속돼 있다가 이날 3시경 보석신청과 함께 천안으로 출발했다. 올라오는 길에 곽 의원의 고민도 많았다. 복잡한 심정이 얽힌 상태에서 수십통의 열화같은 전화에 시달렸다. 반대의원들의 한 표를 잡기 위한 시간끌기가 성공하며, 곽 의원은 결국 수많은 의원들과 방청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신있는 한 표를 행사했다.
그래도 3명의 이탈자로 인해 찬성측으로 기울어져 있는 표는 어쩔 수 없었다. 표대결에 앞서 기명으로 할 거냐, 무기명으로 할 거냐에 대한 결정에서도 다수결의 원칙이 존중됐다. 결과는 12대 13으로 찬성측이 원하는 무기명으로 결정된 것만 봐도 표의 향방을 가능케 했다.
3명의 이탈의원중 2명은 기실 기명?무기명에 상관없이 표행사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 이후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전해왔다.
한 의원은 지역정서가 반대성향이 강하므로 섣불리 표행사를 못하는 처지. 무기명으로 표처리가 진행되자 ‘이미 결정된 표대결에 한표의 영향은 미약’하다며 찬성표를 던졌다.
이젠 반반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찬성측. 게다가 실시설계비가 이번에 통과되며 내년 2, 3월에 착공을 앞두는 지경에 이르렀다. 계속된 불당동 추진에 그동안도 손을 들어준 의회가 이번엔 결정적인 예산을 승인해준 것.
표결처리 이후 “더이상 의회의 역할은 끝났다”는 범시민연대측의 허탈한 말 속에는 의회가 더 이상 불당동 이전에 딴지를 걸지 못할 거라는 안타까움이 내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