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대학교 부설 쿰선교회 주최의 ‘관내 3개 육아시설 체육대회’가 지난 3일(토) 천안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3개 육아시설 실컷 놀고 선물도 받고…
관내 3개 육아시설 아이들의 체육대회가 지난 3일(토) 오후 3시 천안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이들만의 체육대회로는 처음 열린 만큼 모두가 신바람.
특히 아이들은 갖고 싶은 시상품들의 유혹으로 군침을 흘렸다. 과연 드럼과 키보드, 기타는 어느 시설로 갈 것이냐를 놓고 선의의 경기에 불꽃을 튀겼다. 저마다 잘 하는 경기에 적극 참가했고, 시설 직원들도 덩달아 즐거워하며 가세했다.
아이들 경기에 어른들의 힘겨루기가 될까 눈치를 살피는 시설 선생들은 아이들과 함께 가슴 졸이며 경기를 관전하며, 때론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40명씩 참가하는 줄다리기는 익선원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어 삼일원에선 축구를, 이어달리기에선 신아원이 우승을 거머줬다. 그러나 줄다리기에 이어 농구와 1백m 달리기, 게다가 단합된 힘을 보이며 응원까지 일등한 익선원이 종합우승과 함께 드럼을 받았다. “우리에겐 드럼이 꼭 필요했고, 그래서 우승할 수 있었나 봐요. 악기 연주팀을 구성했는데 드럼은 비싸서 살 엄두를 못냈거든요.”
삼일원도 드럼에 욕심을 내며 열심히 뛰었지만 익선원엔 역부족, 결국 준우승을 하며 키보드를 선물로 받았다. 신아원은 3위에 만족하며 기타를 얻었다. 삼일원과 신아원 아이들은 ‘익선원 타도’를 외치며 다음 체육대회는 결코 지지 않으리라 다짐.
‘쿰’이 있어 즐겁다
이들 3개 시설이 스스럼 없는 사이가 되기까지는 천안대학교 쿰선교회의 노력이 크다. 지난해부터 육아시설 아이들을 위한 학습교육을 개설, 교육 전반에 물심양면 체계적인 가르침을 베풀고 있는 쿰.
아이들이 처음부터 따를 리는 만무했다. 교육에도 소홀했고, 사소한 시비에도 시설끼리 패가 갈리며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쿰의 선생들은 아이들의 모자람을 이해와 인내로써 계속적인 사귐을 가져온 바, 1년이 지난 올해에는 어느덧 선생을 따르는 아이들 모습을 보게 됐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젠 아이들과 무척 친해졌어요. 월요일과 화요일의 학습교육 이외에도 토요일이면 목욕이나 유대관계를 갖기 위한 개별 미팅을 갖고 있죠. 담임제를 둔 것도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컸어요. 선생과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다 보니 이제는 이메일도 주고받는 사이로 발전했죠.”
쿰의 이정아 선생은 ‘오래오래 같이 있을 거죠’ 묻는 초등학생이 있어 가슴이 찡했다고 고백한다.
아이들이 지난해보다 더욱 좋아할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도 개설됐다. 드럼이나 기타, 축구, 농구, 탁구, 심지어 십자수까지 교육프로그램에 포함했다. 십자수는 남자 아이들도 창피함은 뒷전에 두고 배운다고.
이같은 반응들은 시설 원장들을 비롯한 선생들도 공감했다. 쿰의 교육이 있는 날이면 열에 아홉은 교육시간을 기다린다고. 게다가 자칫 사정상 못가게 되는 아이들은 울상, 선생들이 달래는 진풍경도 발생한다고 귀띔.
박승호 교수(쿰 부대표)는 “이들이 학교공부와 취미활동에 노력을 경주,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쿰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부족함 없는 아이들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박 교수는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체육대회라면 내년부터는 5월과 10월경으로 두 번 치루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며 흐뭇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