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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뇌아, 화평이 친부모는 어디에?

등록일 2001년11월1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화평(가명)이는 형광등 불빛에 눈이 시린 듯 잠깐 뒤척여 본다. 눈도 안보이고 귀도 안들린다. 게다가 머릿속이 웬지 텅 비어버린 듯한 느낌. 뭔가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가끔씩 울음을 내어도 보지만 얼레는 손길들이 낯설기만 하다. 단대병원에 누워 있는 화평이는 자기 나이를 모른다. 5∼6개월쯤 돼 보인다는 추측에 만족해야 한다. 겉으로는 여느 아이와 같지만 그에겐 ‘무뇌아’란 슬픔이 자리잡고 있다. 병원의 CT촬영에선 머리부분이 까맣게 색칠, 뇌가 없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무뇌아의 경우 기껏 살아야 1개월”이라는 등식을 파괴, 5개월이 넘어선 화평이가 병원측에선 한편으로 신기하다는 듯. 그래도 만1세를 넘기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화평이가 무뇌아 때문에 병원에 있는 것은 아니다. 머리 정수리에 물이 찬 듯 부풀어 올라 입원한 것이다. 2주쯤 병원치료를 받아 회복된 화평이가 가야 할 곳은 한국복지재단의 ‘한사랑마을’ 그곳은 중증장애아동시설로서 시 사회복지과는 소견서를 보내놓고 있다. 친부모는 화평이를 5개월쯤 키우다 지난달 25일 새벽, 병천 모 교회 앞에 버려두고 갔다. 버려둘 당시 화평이는 상하 흰색내복에 입을 옷가지와 젖병이 전부다. 부탁의 쪽지 한 장 없는 매정함 뒤에는 그 부모 역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직접 나서 5개월간의 키운 정은 사랑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부모를 찾으려 경찰서 지문감식반을 통해 젖병에 묻은 지문도 채취·조사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 화평이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화평이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생각해 친부모의 보살핌이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길어야 반년의 삶. 그것도 진통제를 맞지 않고는 고통스런 울음을 토해내는 화평이에게 친부모만큼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 “다른 아이보다 약간 보채고 적게 먹어요. 시·청각이 없다는데 가만 보면 빛 정도는 느끼고, 옆에 다른 아이가 울면 같이 우는 정도에서 들리나 봐요.” 화평이를 임시로 맡고 있는 익선원의 고경선 선생은 화평이가 사는 동안만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물론 화평이의 행복은 친부모와 함께 하는 데서 얻어질 것이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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