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설화예술제, 제10회 맹정승 축제, 온궁행렬 등 3개 축제를 통합한 ‘제1회 온양온천문화예술제’가 3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축제통합은 당초 기대와 달리 풀어야 할 많은 과제를 남겼다.
제1회 온양온천문화예술제조선시대 임금님과 맹사성 정승, 그리고 애니메이션과 동화속 주인공까지 신정호 국민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자리에서 만났다. 그동안 19년째 전통을 이어온 ‘설화예술제’, 10돌을 맞은 ‘맹정승축제’, 첫 태동한 ‘온궁행렬’ 3개 축제가 올해부터 ‘온양온천문화예술제’로 통합돼 신정호 국민관광지 일원에서 지난 12일(금)~14일(일)까지 3일간 개최됐다. 당초 축제통합위원회는 지역의 대표적인 3개 가을축제를 통합해 개최한다는 방침 아래 명칭을 공모했다. 그러나 응모작 중에 축제의 성격과 부합하고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명칭이 없어 많은 고심 끝에 축제통합위원회에서 결정한 ‘온양온천문화예술제’로 통합축제 명칭을 확정했다.행사내용은 예총아산시지부 산하 8개지부에서 문화 예술인들이 시민과 함께 참여해 순수예술제로 무용, 연극, 음악, 연예공연과 미술, 서예, 사진 전시회 등을 개최해 시민들에게 고급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청백리로 유명한 아산 출신의 명정승인 맹사성의 사상과 업적을 재조명하고 청백리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맹정승 추모제, 소년맹사성 선발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또 예로부터 온양온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된 역사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을 비롯한 여러 임금이 휴양 및 병 치료를 위해 온궁으로 행차한 곳이다. 이러한 역사적으로 소중한 온궁행렬을 고증에 입각한 의례의 원형을 재현해 우리의 전통문화의 품격과 역사성을 알리는 행사로 진행됐다.첫 날, 12일(금) 오후 2시30분에는 400여 명의 출연진이 화려한 궁중의상을 갖추고 시가를 행진하는 온궁행렬을 재현했다. 어가행렬이 아산시청에서 출발해 신정호 국민관광지에 도착하며 행사의 막이 올랐다. 이어 신정호 행사장 주무대에서는 궁중 전통의상 패션쇼, 축하 음악회, 불꽃놀이 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둘째, 셋째 날은 우리가락, 춤 교류전, 연예인 축하공연, 무용제, 청소년 댄스 가요제 등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코스프레경연대회가 있던 둘째 날은 애니메이션과 동화속 주인공으로 분장한 코스프레경연대회 참가자들이 깜찍한 모습으로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눈길을 끌었다.이와 함께 상설 프로그램으로 허수아비 만들기, 도자기 만들기, 맹정승 소타기, 사진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어색한 첫 만남… 내년을 기약하자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실시된 3개 축제의 첫 만남은 말 그대로 어색하지만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산발적이며 중복된 행사를 하나로 통합해 예산을 절감하고, 축제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는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3개 축제의 날짜는 통합됐으나 행사 진행에 있어서는 여전히 산적한 과제를 남겼다. 축제에 임박해서까지 내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파행과 혼선을 겪었던 예총은 행사를 불과 3주 여 남기고 추진위원장을 선출했다. 당일에는 축제를 불과 몇 시간 남겨놓고 국악협회의 내부분열로 일부관계자들이 행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시위하는 일까지 있었다. 또 이번 행사의 중계촬영과 영상기록 관련 참여업체 선정을 둘러싼 특혜의혹도 제기됐다. 업체선정에 문제를 제기한 모 업체 대표는 인력, 장비, 기술력, 경험,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지 않고 특정업체를 밀어 주기식으로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행사 주 무대는 몇몇 행사를 제외하고는 텅 빈 무대에 관람석까지 을씨년스러웠다. 예술제 기간 내내 주무대에서 끊임없는 볼거리를 제공할 수는 없을까. 대학이나 각 문화예술단체, 청소년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주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도 남는다. 행사장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간이음식점들은 행사의 주객이 전도된 느낌마저 들게 만들었다. 내년에는 보다 내실 있고 시민들에게 환영받는 효율적인 행사로 진행하기 위해 보다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냉정한 상황분석을 통해 이제부터라도 하나씩 개선해 내년에는 전국 최고의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