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국·85·온양 설화서도회 회장
춘래초화중개일(春來草花重開日) 세거인난갱소년(歲去人難更小年).“봄이 오니 꽃은 거듭 피어오건만, 세월이 가니 인간은 소년 시절이 더 멀어진다.”온양설화서도회 이종국(85·아산시 음봉면) 회장의 회한이 작품에 묻어나고 있다. 이 회장은 한 달 전 완성한 작품을 들고 나와 소개했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여든다섯 번째 지켜 본 이 회장은 몸은 소년시절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지만 마음만큼은 소년시절로 달려간 듯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난 10일~12일 3일간 아산시청 현관에서는 ‘온양설화서도회 제16회 서예전’이 열렸다. 예로부터 선비들이 갖춰온 가장 기본덕목이며, 인격수양의 한 방법으로도 행해졌던 서예가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도 그 명맥을 유지해 온 것은 시대를 초월한 창작정신이 아니었을까.전시회장에는 진한 묵향이 느껴진다. 선과 점이 어우러져 글자를 만들고, 글자가 모여 조화를 이루면서 균형미와 공간미를 창조하는 서예가들의 예술혼이 그대로 배어 있다.특히 이번 전시회는 ‘온양설화서도회’ 30여 명의 회원들과 순천향대학교 한글서예동아리 ‘천향연묵회’ 학생 10명이 함께 열어 시대적 교류를 함께하는 뜻 깊은 행사로 기획됐다.“전시회에서는 최고의 작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수준 높은 전문작가들의 작품부터 취미생활로 조금씩 완성도를 높여가는 미완의 작품까지 함께 전시했다. 서예는 일상 속에서 누구나 행할 수 있는 품격 높은 취미생활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세대를 초월한 학생들의 참여가 대견스럽고 고맙기까지 하다”순천향대 ‘천향연묵회는’ 지난 2004년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전국대학생휘호대회에서 개인대상과 단체상 등을 휩쓴 실력과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글의 여러 가지 서체를 배우면서 한글의 오묘한 아름다움과 깊이를 느끼며 창작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서예는 우리의 전통예술 중에 가장 고결한 품성과 심오한 정취가 담긴 생활예술의 하나다. 세대를 초월해 그 예술과 창작정신이 이어져 이제 막 입문하는 젊은이들에게는 보다 새롭고 발전적으로 계승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