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의회 총무복지위원회 김준배 시의원이 VIPP과정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좌). 질문에 답변하는 아산시 이종술 평생학습과장(우).
글로벌 인재육성 차원에서 아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미국 랜싱시와의 교육협력사업 ‘미시간주립대학교 VIPP’에 참여한 10명의 연수대상자들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강희복 아산시장 아들을 비롯한 사무관급 공무원 2명, 전·현직 시의원, 농협 지부장, 농협 조합장 자녀가 아산시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젝트 일환인 VIPP(국제전문인과정, Visiting International Professional Program) 연수에 동참한 것.아산시 평생학습과에 따르면 당초 30명을 목표로 참가대상을 물색했으나 유학에 따른 두려움과 불신으로 신청률이 저조해 15명에 불과했으며 이 중에서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중도 포기한 5명을 제외한 10명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결국 별도의 선발과정 없이 모든 희망자들이 참여한 것이다. 이때 까지는 모든 연수 경비가 자비로 충당되는 것을 원칙으로 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시장, 전·현직 공직자와 단체장 7명이 포함된 연수단이 구성되고 나서 지역의 기업체에 장학금기탁을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접촉한 일부 기업체에서는 이들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을 비롯한 지역 유력인사들 자녀 유학길에 장학금을 요구했다는 부분이 공직자의 도덕성 문제가 거론되는 이유다. 반면 농협중앙회측은 시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부장 자녀가 포함된 연수단에 장학금을 지정 기탁했다. 장학금기탁 과정에서 농협측은 기부한 근거를 남기기 위해 재단법인 아산시미래장학회(이사장 강희복) 통장을 이용했다. 아산시미래장학회는 농협의 기부금을 VIPP 연수단에 전달하기 위한 통로로 이용된 것이다. 농협중앙회가 지출한 기탁금은 총 3000만원으로 개인당 300만원에 해당된다. 농협에서 지급한 개인수령 최고액일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농협의 장학금이 어려운 농촌자녀나 다수의 조합원도 아닌 일부 특수계층을 지정해 지급했다는 점은 향후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현지로 떠난 1차 연수단은 지난 6월9일 출국해 내년 5월까지 체류할 계획이다. 2차 연수단은 내년 1월을 목표로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아무런 검증절차도 없이 30대 직장인까지 포함된 연수단 일행에 장학금까지 지급한 사실에 대해 특혜성 시비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월 출국한 연수단은 20~34세까지 연령분포를 보인다. 이들이 아산교육의 미래인가라는 물음에는 여전히 의문점이 찍힌다. 시의 설명대로라면 이들은 ‘기준도 없이 억지로 짜 맞춘 연수단’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여전히 물음표가 찍힌다. 이들 중에는 출신학교나 생활배경이 아산과 동떨어진 사람들도 있다. 지역교육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추진했다는 당초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이처럼 VIPP 연수과정에 대한 시비가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8일(화) 열린 제115회 아산시의회 임시회에서 평생학습과 업무보고에서 김준배 의원의 질문이 주목된다. 김 의원은 연수생 선발과정부터 선발근거와 참여대상, 장학금 지급배경 등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이종술 평생학습과장은 답변 과정에 속기록 중단까지 요청하며 “터무니없는 특혜시비에 억울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왜?, 기업에 손 벌렸나아산시는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을 비롯한 지역 유력인사 자제들 유학길에 장학금 보내라며 기업에 손 벌린 사실이 담당과장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졌다. 담당과장은 농협지부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장학금을 유치했다고 공공연히 언급했다.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도덕성 문제가 의심되는 부분이다.아산시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산시미래장학회 통장도 입출금 창구로 이용됐다.담당 과장은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연수생을 어렵게 모집해 보내는 등 지역교육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뒤에서 말하는 사람들 이해할 수 없다. 뒤집을 수도 없고 미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일부 연수생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억지로 인원 맞춰 보냈다”는 말도 덧붙였다. 억지로 보낸 연수생 중에는 담당과장 본인의 자녀도 포함돼 있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 어느 정도 문맥을 정리해 현장의 목소리를 담았다. 김준배 : (VIPP 연수과정)연수단 중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은 누구며, 하는 일은. 평생학습과장(이하 과장) : 시장님 아들이 34살로 가장 많다. VIPP연수 신청 이전까지 삼성그룹 해외담당자로 영어를 잘한다. 연수 신청자 10명을 채우지 못하자 시장님이 회사를 그만두게 하고 보낸 것이다. 결혼해 아이까지 있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수 있도록 보낸 것으로 안다. 김준배 : 10명 다 아산관내 고교출신인가.과장:고교졸업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했다. 타 지역 고교출신도 있다.김준배 : 시의 예산지원은 없지만 농협중앙회 장학금 3000만원을 지급했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과장 : 시에서 처음 사업을 추진하면서 그냥 보내기가 조금 그랬다. 솔직히 말하면 삼성측에 장학금 협조를 요청했는데 곤란하다고 했다. 의원님도 알다시피 농협지부장과 친하다 보니까 (지부장에게 부탁해) 3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농협장학금을 VIPP연수생을 위해 지정기탁해달라고 했다. 적법한 절차를 밟기 위해 세무과의 심사도 마쳤다. 농협에서도 현찰을 직접 주고받을 수 없어서 미래장학금 통장에 넣었다가 다시 출금해서 학생들에게 줬다. 과정이 그랬다. 아무런 억압 없었다. 김준배 : 미래장학회에도 심사위원들이 있었을 텐데, 농협장학금을 이의 없이 받아 VIPP연수생에게 지출한다는 동의라도 받아야 원칙 아닌가. 과장 : 정식회의 없었다. 지정기탁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 김준배 : 연수생 모집할 때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는가. 과장 : 안했다.김준배 : 절차상 특혜시비는 당연하다. 모집할 때는 자비라고 해놓고 결국은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았는가. 사업을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원칙은 지켜져야 하는 것 아닌가. 아산시미래장학회는?재단법인 아산시미래장학회는 강희복 시장을 이사장으로 15명의 이사체제를 갖추고 지난 2005년 설립됐다.장학기금 50억원을 목표로 기업체 등으로부터 출연금을 기부 받고 있으며 현재 24억원이 적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목적은 아산시 교육발전에 공여하기 위해 우수인재를 발굴 양성하고 교육여건과 면학분위기를 개선해 교육경쟁력 향상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 VIPP 연수생 장학금지급건과 관련 아산시미래장학회의 정관위반 시비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제26조 이사회의 기능에서는 자산의 취득처분에 대해 이사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명기됐지만 그 과정이 생략됐다. 또한 장학회의 설립목적에도 부합되지 않는다.VIPP과정 경비는 얼마나 들까?VIPP(국제전문인과정, Visiting Inter national Professional Program)는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세계의 전문인들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1991년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국제연구소내에 부설됐다.세계화 속에서 모든 전문인들이 자신의 전문직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세계의 다른 전문인들과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능력, 세계 전문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보다 잘 인식하고 분석해 해결하기 위해 개설돼 중견간부 및 전문인 연수과정이 제공되고 있다. 아산시는 지난 2006년 10월14일 미국 랜싱시, 이스트랜싱시, 미시간주립대학교와 교육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지난 6월9일 미시간주립대학교 VIPP에 입학하기 위해 관내 학생 10명이 처음 출국했다. 미시간주립대학교 VIPP 과정은 일정기간(1년 과정) 연수를 마친 후 본인의 희망과 능력에 따라 미시간주립대학교에 편입학 할 수 있도록 아산시와 미시간주립대학교간 협약에 따라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다. 1년 경비는 교육비가 2만900불(9월1일기준, 약 1960만원)이지만 아산시민에게 30% 할인혜택을 줘서 1만4630불(약 1373만원)에 가능하다고 한다. 또 기숙사비는 별도로 월 550불(51만6000원)~700불(65만7800원)이 소요되며 별도의 생활비도 필요하다. 이번 연수에서 생활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1인당 최소 2000여 만원의 경비가 소요된다. 왕복 항공요금과 1년 생활비까지 더해지면 3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어학연수에 따른 사교육비절감도 아산시의 이번 연수 목적 중 하나로 홍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