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음봉면 동천리 일원에서 열려… 마을이름 국내최초로 ‘대통령마을’로 명명, 주민 스스로 1000여 만원 모금해 기념행사 개최, 윤보선 대통령 비공개 사진 80여 점 공개대한민국 4대 윤보선 대통령의 탄생 110주년 추모행사가 지난 22일(수) 음봉면 동천리 선산에서 열렸다. 이어 음봉농협에서는 꽃을 사랑했던 윤보선 대통령을 회고하며 기념세미나를 열었다.이날 열린 행사와 세미나는 행정기관의 도움 없이 주민들의 자발적 모금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행사는 먼저 생전에 “살아서도 국민의 세금으로 생활했는데 죽어서도 국립묘지에 안장돼 국민세금으로 관리될 수 없다”는 유언을 남긴 윤보선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아산 음봉면 동천2리 선산에서 11시 추도식과 함께 시작됐다. 이어 12시부터는 동천2리(이장 이성복) 주민들이 손수 만든 윤보선 대통령이 평소 좋아했던 음식과 마을음식 어메니티 품평회를 열었다. ‘마을음식 어메니티 품평회’는 마을 56가구 전원이 집집마다 가장 맛있는 음식을 한 가지씩 준비해 모든 참가객이 음식을 먹고 평가하는 행사로 마을의 먹거리 자원을 개발하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이 행사는 앞으로 동천리가 도농교류행사를 할 때 주민들이 도시민들에게 제공할 음식을 선정하는 작업이기도 하다.꽃가꾸던 대통령, 꽃가꾸는 동천리음봉농협 2층강당에서는 오후 1시30분부터 ‘꽃가꾸던 대통령 꽃가꾸는 동천리’라는 주제로 110주년 기념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앞서 유족과 지인들이 간직한 80여 점의 윤보선 전 대통령의 미공개 사진이 전시돼 세미나장을 찾은 주민과 관계자들을 회한에 젖게 만들었다.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김준배(76·당시 30세)씨는 “대통령 사진을 보니 옛날 기억들이 하나하나 새롭게 떠오른다. 특히 격변기 역사 속에서도 청와대에서 꽃을 가꾸며 국정을 구상하던 대통령께서는 박정희 정권에 청와대를 내주며 당시 자택에서 청와대로 옮겨 가꿨던 꽃을 고스란히 잃고 마음상해 하셨다. 이후 몇 차례 청와대에 있는 화단의 꽃은 개인의 것이니 돌려달라고 했으나 끝내 거절당해 고스란히 빼앗기고 말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꽃을 사랑했던 대통령마을을 알리자세미나에서 한국농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엄대호 박사는 “윤보선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인물과 그의 선영이 명당으로서 역사적 가치가 있으므로 역사문화자원을 어떻게 잘 마을개발에 활용하느냐가 향후 지속적인 마을발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윤보선 대통령과 명당이미지를 도입해 윤보선 꽃동산을 조성해 홍보 및 마케팅을 추진해 나간다면 동천2리는 새롭고 특색 있는 마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성복 마을이장은 “윤보선 대통령은 생전에 주민들에게는 큰 바위와 같은 존재였다. 생전에 윤 대통령이 이 꽃이 무슨 꽃인지 아느냐. 그래 개망초다. 개망초가 흥하면 나라가 망한다. 우리 이 꽃을 뽑자”라고 제의했던 내용을 회고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이 윤 대통령의 동천리사랑을 계승해 실천하기 위해 마을이름을 대통령마을로 칭하고 마을에서 앞으로 실천해나갈 주제를 ‘꽃가꾸는 동천리’로 해 나갈 것을 세미나 자리에서 선포했다.유상오 박사(그린투어컨설팅 대표)는 “앞으로 당선된 대통령은 퇴임 후 농산어촌과 지방 발전을 위해 낙향해 지역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이번 대통령선거부터 귀향서약식을 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가꾼 동천리는 마을의 생태성을 잘 보전하는 방안과 마을 입구의 랜드마크 기능을 살리는 것이 마을발전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강희복 시장은 “동천리는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아산의 보고다. 마을경관을 보전하고 마을이 가진 정체성을 잘 살려 나간다면 한국의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아산시에서도 윤보선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