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 훈(29·온양그랜드호텔 노동조합 사무장)
“그저 차별없이 일하고 싶었을 뿐이다. 나의 해고가 부당함을 알리고 싶었을 뿐이다. 나의 일터를 가족들에게,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밝히고 싶었을 뿐이다. 나의 일터가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길 바랄 뿐이다.”온양그랜드호텔에서 해고당한 김정훈(29) 사무장의 처절한 외침이 지역 노동계의 뼈아픈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 호텔에서 한식 조리사로 일하던 김씨는 근무태만을 이유로 해고됐다. “나의 일터에서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노조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사측으로부터 철저하게 감시의 대상이 됐다. 그러던 어느 날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에 근무지 무단이탈이라는 명목으로 나는 해고됐다.”김씨는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회사의 집중 감시의 대상이 됐다고 한다. 또 김씨가 해고되기 전 김씨를 비롯한 노조 조합원과 어울리는 직원들은 모두 회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했다고. 특히 직원들은 조합원과 비조합원 신분으로 구분해서 철저히 감시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씨뿐만이 아니라고 한다. 호텔 세탁일을 하던 동료 박영민(38)씨는 어느 날 갑자기 객실청소와 정리를 시키더니 이후 건물 외곽과 화장실 청소로 근무부서를 옮기게 했다는 것이다. 어떤 직원은 새벽근무만을 집중적으로 시키며 혹사시켰고, 어떤 직원은 수술 후 몸이 좋지 않아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며 휴직계를 제출했지만 허락하지 않아 결국 회사를 떠나야 했다고 한다. 또 어떤 직원은 인터넷에 올라온 고객 불만을 이유로 1개월 넘게 ‘서비스예절교육’이라며 매일 독후감을 쓰게 했다고 한다.“이러한 탄압에 가까운 부당대우는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에게만 집중됐다. 이 땅에서 노동자로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이렇게 힘들고 어려워야 하는가.”한때 100여 명이 동참했던 노조는 이제 7~8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김씨를 비롯한 이들은 현재 호텔 한 편에서 복직과 노조인정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