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학과시험 합격증을 받고 즐거워하는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 빌마씨 가족.
“나에게 꿈만 같은 기적이 일어났다. 남편과 자녀를 위해 더 열심히 살아가겠다.”아기를 업고 시험에 응시했던 필리핀출신 결혼이민자 빌마씨(40·아산시 탕정면)는 합격했다는 발표와 함께 남편의 입맞춤을 받았다. 지난 24일(화) 실시된 학과시험 합격자 중 1998년 한국인 남편 박대길씨와 결혼한 필리핀 출신 여성결혼이민자 빌마씨의 사연이 감동을 준다.빌마씨는 최근 남편과 함께 제과점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면서 운전면허 취득이 절실했지만 도움을 받을 곳은 없어 고민하던 중 아산경찰서에서 외국인 운전면허 교실을 운영 하고 있다는 사실을 필리핀 친구들로부터 전해 듣고 드라이빙클래스에 참여했다. 2살 된 아들을 힘겹게 재우고 새벽까지 공부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또 아기를 업고 강의실을 찾는 열의를 보였다. 결국 빌마씨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학과시험에서 86점을 얻어 당당히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이같은 빌마씨의 노력과 함께 남편 박씨의 외조 또한 남달랐다고 한다. 박씨는 드라이빙클래스 교육이 있는 날이면 바쁜 일손을 잠시 접고 아내의 손을 잡고 함께 참석했다. 빌마씨가 공부할 동안 아이를 돌보는 것은 기본이고, 시험 당일에는 아내보다 더 초조한 모습으로 시험장을 찾아 응원을 보냈다. 박씨는 “한국말도 서툰 아내가 운전면허증을 따려고 경찰서를 오가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늘 안쓰럽게 생각했다”며 “드라이빙클래스 교육을 함께 다니면서 부부간의 정도 깊어지고 아내가 학과시험에 합격해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얻은 것 같아 고마울 따름”이라고 감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