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억호/아산시의회 사무국장
“의회와 집행부의 가교역할을 하겠다. 의회가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기능과 역할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상호 보완을 통해 원만한 협력과 조력자 역할도 해야 한다. 시의원의 의정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집행부와 원만한 협의를 통해 지역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지난 9일(월) 서기관 승진과 함께 회계과에서 의회사무국으로 자리를 옮긴 맹억호(58) 국장의 말이다. 맹 국장은 1969년 경기도 포천에서 공직생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어 1973년 아산으로 자리를 옮기며 최 일선에서 민원인들을 접하며 행정의 첨병역할을 담당했다. 올해로 38년째 공직에 몸담고 있는 맹 국장은 대부분 공직생활을 현장에서 보냈을 정도로 현장 통으로 불린다. ‘갈등은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 맹 국장의 지론이다. 맹 국장이 아산시청에서 근무하던 지난 30여 년 중에서 몸소 체득한 가장 큰 교훈이라고. 특히 흥분해서 찾아온 민원인이 억지논리를 펴더라도 같이 언성을 높일 것이 아니라 대화와 설득으로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맹 국장은 대표적인 예로 시민로 조성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시민로는 상가 밀집지역으로 교통여건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인과 건물주의 동의를 얻어야 했다. 그러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수백 명의 동의를 얻어내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발과 입술이 부르트도록 찾아다니며 대화와 설득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맹 국장은 당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수없이 많은 협박과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견뎌야 했다고 한다. 또 다른 현장에서는 만취한 주민이 흉기를 들고 찾아와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신체적 위협을 가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맹 국장은 일일이 웃는 얼굴로 그들을 설득해 돌려보냈다고. 이밖에도 지난 30여 년간 유사한 일들이 업무과정에서 비일비재했었다는 것이 맹 국장의 말이다. “행정을 집행하는 현장 곳곳에서는 적지 않게 민원인들과 부딪히며 갈등을 겪는다. 이때 대다수 민원인들은 커다란 피해의식과 절박한 심정으로 공직자와 맞선다. 이때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는 공직자들이 풀어야 할 영원한 숙제일 것이다”맹 국장은 한 차례도 의회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다. 맹 국장이 의회를 출입한 것은 행정사무감사나 시정질문때 책임자로 답변을 위해 들어온 기억이 전부다. 집행부에 있을 때 바라보던 의회의 모습과 직접 의회사무국장이 돼서 달라진 점은 없을까.“행정을 집행함에 있어 한 점 의혹 없이 투명성과 정당한 명분을 확보한 후 흑막 없는 대화가 이뤄진다면 의회와 집행부의 관계뿐만 아니라 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이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우선 의회사무국 업무를 면밀하게 파악한 후 우선순위에 따라 하나씩 처리해 나갈 생각이다.” 맹 국장은 의회와 집행부뿐만 아니라 언론과 시민단체와의 관계도 ‘지역발전’이라는 공통된 목적이 있기에 적당한 긴장관계 속에서 함께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이정구 기자>yasa3250@empal.com